여·야의 극심한 대치가 지속되고 있다. 양측이 협상보다는 ´네탓´ 공방을 이어가면서 국회 정상화가 요원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9일 물밑협상을 벌였지만 이견만 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야당에서 ‘댓글조작 사건’ 특별검사 협상안을 거부했다고 질타했다. 반면 자유한국당(한국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정면 겨냥하며 조건 없는 특검 도입을 거듭 촉구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가 지난 8일부터 마라톤협상을 했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몽니로 국회정상화를 이루지 못했다”며 “두 야당의 민생국회 거부는 국회파탄이자 민생파탄”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야3당(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은 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는 것이 두려울 것”이라며 “조건 없는 특검법에 합의하는 것이 국민들로부터 조금이라도 용서받는 길”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와서 특검수용 용의가 있다고 밝혀줘야 하는데 한 번도 연락이 없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은 “민주당은 겉으로는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특검을 회피하기 위한 온갖 핑계와 단서와 조건을 수없이 나열했다”면서 “민생도, 경제도, 국회도 거부하는 위선적인 행태로 국민을 우롱하고 야당을 철저히 기만했다”고 날을 세웠다. 민주평화당은 국회 정상화 협상 결렬에 대해 “특검과 추가경정예산을 억지로 동시에 꿰려다 일어난 일”이라며 “성격이 다른 두 문제를 동시에 처리하겠다는 자체가 모순”이라고 일갈했다.
여당과 제1야당 원내대표의 부재로 국회 정상화 협상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우 원내대표는 오는 11일을 끝으로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단식농성을 이어가던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10일 병원으로 이송됐다.
여·야는 6·13 지방선거 출마하는 국회의원에 대한 사직 안건을 오는 14일까지 처리해야 한다. 시한을 넘기면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국회 정상화는 물거품이 된다. 본회의를 단 한 차례 여는 데 그쳤던 지난 3월까지 포함하면 100일 넘게 ‘빈손 국회’가 이어질 수도 있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