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신도시, 택배 대란 한달여만에 ‘갑’이 이겼다

다산신도시, 택배 대란 한달여만에 ‘갑’이 이겼다

기사승인 2018-05-13 15:46:26

갑질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다산신도시의 ‘택배 대란’이 결국 택배 기사들의 희생으로 매듭 지어지는 모양새다.

11일 MBC 보도에 따르면 최근 다산신도시는 택배 기사들이 직접 손수레를 이용해 단지 곳곳에 배달하는 방식으로 택배 배송이 이뤄지고 있다.

방송 인터뷰에서 한 택배기사는 “지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계속 사무실에 물건이 쌓이니까 저희 직원들이 하루에 다섯 명씩 나와서 몇 동씩 나눠서 (수레를 끌고 있다)”고 증언했다.

다산신도시 총연합회는 아파트 단지에 “기사님 노고에 감사드린다. 저상 차량으로 입주민 안전을 부탁한다”는 현수막을 붙여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그러나 그 진정성에 대해서 네티즌들은 의뭉스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불과 한달 전만 하더라도 ‘최고의 품격’을 들먹이며 택배 기사를 종 부리듯 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2일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단지에는 “우리 아파트 ‘최고의 품격과 가치’를 위하여 지상에 택배 차량 통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내용의 공문이 붙었다. 단지 내 교통사고 위험을 막겠다며 택배 차량의 단지 내 지상부 진입을 허용하지 않기 위한 행동 지침을 세운 것이다. 공문에서는 “택배사가 현재 정문으로 찾으로 오든지 놓고 간다고 전화 및 문자가 오면 이렇게 대응하라”라며 “정문과 동문 주차장 주차 후 카트로 배달가능한데, 그걸 제가 왜 찾으러 가야 하죠? 그건 기사님 업무 아닌가요?”라고 답변하도록 요청했다. 또한 아파트를 출입하지 못하게 해서 반송하겠다고 할 때는 "택배기사님들 편의를 위해 지정된 주차장이 있고 카트로 배송하면 되는데, 걸어서 배송하기 싫다고 반송하는 것이 반송 사유가 되나요?"라고 답변하라고 언급돼 있다.

이후 택배 기사들은 다산 신도시 택배 운송을 거부하는 뜻에서 배송물을 단지 내 지상 주차장에 쌓아놓는 등 맞섰으나 종국에는 직접 수레를 끌고 단지 곳곳에 배달하는 방식으로 결론이 내려진 모양새다.

한때 국토부가 실버 택배 도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네티즌들이 국민청원을 통해 “택배라는 것은 개인이 사적으로 구매하는 물건을 배달받는 서비스다. 여기에 공적 비용이 투입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강력히 반대해 무산되기도 했으나.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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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e@kukinews.com
이다니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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