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제제에 따라 국내 건설사의 수주에 빨간불이 켜졌다. 미국의 제제가 장기화 될 경우 이란 진출을 노리는 국내 건설사의 피해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악의 경우 국내 건설사도 막대한 손실을 입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15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16년도 초 당시 이란 제재가 완화된 이후 국내 건설사 12개 업체의 관련 지역 수주실적은 총 7건, 52억3800만달러(약 5조630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해 수주액이 52억3700만달러(5조6200억원)로 2016년도 이후 수주실적의 99%에 달한다.
하지만 올해 국내 건설사들의 이란 수주실적은 0건이다. 이는 미국의 잇따른 제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지난 1월 이란 방위산업체의 자회사 5곳과 거래를 중단했다. 이어 이달 8일에는 이란 핵협정 탈퇴를 선언한뒤, 3~6개월 유예기간 동안 단계적으로 제재 조치를 복원시킬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지난 10일 미국은 이란 정예군인 혁명수비대(IRGC)가 운영하는 환전 네트워크 관련 기관 3곳과 개인 6명을 제재했다.
이같은 미국의 이란 제재에 따라 국내 건설사이 수주한 프로젝트는 모두 잠정 정지된 상태다. 이란 사우스파 가스전 확장 공사를 수주한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3조8000억원), 타브리즈 정유 공장 현대화 사업을 계약한 SK건설(1조7000억원), 이스파한 정유 공장 개선 공사 계약한 대림산업(2조2300억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대림산업의 임희석 팀장은 “가계약만 했고 금융조달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피해는 전혀 없다”며 “아시아, 러시아 등에 기반을 닦기 위해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사업이 지연되더라도 금전적인 피해는 적을 것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장기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현재 이란에서 정리 중인 프로젝트들이 꽤 있다”며 “금전적인 부분이 잘 정리해야 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도 “우리 회사는 이미 이란 관련 제재 대상 기업으로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추가 제재에 따른 큰 영향이 없다”면서도 “장기화 될 경우 사업을 재수정해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