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학교 회화 수업 도중 남성모델의 나체사진을 몰래 촬영하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20대 모델이 여성 모델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자필 사과문이 공개됐다.
지난 1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홍대 몰카 사던’ 피고인으로 구속된 안모(23)씨가 작성한 자필 편지라고 밝힌 게시물이 올라왔다.
편지 작성자는 홍익대 회화과 학생들에게 “너무 늦게 자백해 여러분에게 불안과 고통을 겪게 해드려 죄송하다”며 “(여러분의) 이름을 더럽히고 두렵다는 이유로 너무 많은 피해를 끼쳤다. 늦었지만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썼다.
그는 “제가 범인이며 에이전시와 다른 모델들이 생계에 타격을 입을 것 같아 너무 두려웠다. 제가 필사적으로 증거를 없애면 범인이 잡히지 않고 끝날 것이라 멍청하게 생각했다”며 “이번 사건이 ‘홍대 누드모델 몰카’로 불리는 것도 너무 죄송스럽다. 늘 ‘홍대’가 따라다니는 것을 보고 학교 분들이 참 불편하고 괴로울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갚을 죗값과 여러분께 갚아야 할 죗값은 분명히 다르다. 제가 돈을 벌어 어떻게든 어떤 형태로든 갚아 사죄드리겠다”면서 “제가 처벌받는 것으로 여러분의 불편과 노여움이 풀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안씨는 지난 5월1일 홍익대 회화과 누드 크로키 수업에 누드모델로 일하러 갔다가 휴식 공간 이용 문제로 남성 모델 A씨와 다투게 되자 몰래 그의 사진을 찍은 뒤 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