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목격자' 곽시양 "로맨틱한 이미지만 커져, 갈증 있었다"

[쿠키인터뷰] '목격자' 곽시양 "로맨틱한 이미지만 커져, 갈증 있었다"

'목격자' 곽시양 "로맨틱한 이미지만 커져, 갈증 있었다"

기사승인 2018-08-14 00:00:00

배우 곽시양에게 그의 아버지는 “공무원이 돼라”라고 말했다. 정확히는 육군 사관학교를 가길 희망했다. 하지만 곽시양은 공부에 흥미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뭘 해야 하는지도 정확히 몰랐다. 배우가 되기로 한 것도 충동적이다. 어느 날 갑자기 “나는 연예인이 될래”라고 선언했다. 모델이 될 지, 배우나 코미디언이 될 지는 몰랐다. 어떻게 할까? 하고 고민하며 군대까지 갔다. 제대할 때 쯤 드라마 ‘시크릿 가든’과 ‘최고의 사랑’을 접하고 배우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면 행복할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곽시양에게 로맨틱코미디는 떼놓을 수 없는 장르다. 애절하게 짝사랑하거나, 한 여자만을 위해 모든 걸 바치는 역할을 많이 해왔다. 곽시양 하면 로맨스였지만, 배우가 한 가지 연기만 하며 살 수는 없었다. 곽시양 본인에게도 당연히 연기적 갈증이 있었다. 영화 ‘목격자’ (감독 조규장)는 그런 곽시양에게 기회처럼 다가온 영화였다.

최근 서울 팔판길의 한 카페에서 만난 곽시양은 “무시무시한 악역을 하고 싶다는 어렴풋한 생각이 있었다”고 말했다. 로맨틱한 역할에 질린 것은 아니지만,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다는 것이다. “달콤하고 짝사랑 하는 남자의 역할만으로 제 인상이 결정될까봐 걱정됐어요. 다른 것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죠. 그렇게 목말라 하다가 조규장 감독님이 ‘목격자’ 시나리오를 주셨죠. 운이 좋았죠.”

“‘목격자’는 제게 큰 기회이자 도전이었어요. 그간 하고 싶어했던 역할에 꼭 맞는 캐릭터였거든요. 처음에는 자신이 없어서 감독님께 ‘저를 왜 캐스팅하셨어요?’하고 물었어요. 나중에 조곤조곤히 알려 주시더라고요. 저에게는 두 가지 얼굴이 있는 것 같대요. 왼쪽은 순하고 달콤하다면, 오른쪽 얼굴은 좀 날카롭고 차가운 면이 있대요. 체구도 키가 크다 보니 위압감을 주기 충분하다 하셨죠.”


하지만 ‘목격자’의 살인마 태호는 단순히 체구가 좋고 얼굴이 날카로운 것만으로 해낼 수 있는 역할은 아니었다. 살인을 시작하는 동기도 없고, 성격형성 과정에서 학대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하고 싶어서 살인을 저지르는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곽시양은 많은 고민을 했다. 

“‘싸이코패스’적 인물이 말이 쉽지 막상 연기하려면 어렵더라고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하고 생각하다가 치밀하고 무자비한 연쇄살인마 중 실존했던 인물 하나를 모티브로 잡았어요. 정남규라는 사람인데, 족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신발 밑창을 도려내는 증 계획적으로 살인을 한 사람이죠. 첫 살인은 무섭고 떨렸겠지만 하다 보니 점점 계획적이고, 계산적이어지다가 결국은 자만하게 돼서 아파트 한 가운데서도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 인물로 완성했어요.”

“영화나 브라운관 중 어느 쪽이 좋냐고 하면, 영화를 최근에 찍어봐서 그럴까요. 영화 쪽이 조금 더 제 스타일에는 맞는 거 같아요. 드라마를 찍다 보면 시간에 쫓기고 치열함을 견디느라 연기적으로는 아쉬운 부분들이 생기거든요. 영화는 긴 호흡으로 연기를 끌고 갈 수 있어 편하게 느껴져요. 물론 브라운관이 나쁘다는 건 아니에요. 그 치열함 속에서 저만의 한 장면을 만들어냈을 때의 쾌감이 있거든요. 다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마음보다는, 더 좋은 쪽을 굳이 말씀드리려다 보니 그렇다는 거죠.”

‘목격자’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사진=박효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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