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투 및 페미니즘 운동이 사회 전반적으로 급속하게 확산됨에 따라 성문제가 지속적으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건설사들은 사내 성희롱·성추행 문제를 전사적 리스크로 인식하고 예방과 처벌을 동시에 강화하는 추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법적으로 진행되는 성희롱 예방 교육은 물론이고, 이외 추가적으로 팀별, 현장별로 지속적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사고가 났을 경우 인사위원회 등을 열어 사고 경위를 조사한 뒤, 피해 사실이 확인됐을 경우 원스트라이크아웃제 등을 사용하는 방침을 따르고 있다.
대우건설은 윤리준법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컴플라이언스팀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컴플라이언스팀에서는 공정거래, 상생협력뿐만 아니라 고용 및 노동에 관련된 분야를 관리하고 있다. 성 관련 문제도 여기에 포함된다. 매달 팀원들은 주제를 정해 토론하고, 격월로 수강하는 온라인 강의 등을 시청하고 있다. 또한 컴플라이언스를 위반한 사항에 대해서는 실명이나 익명으로 신고가 가능하며 사이버 감사실과 윤리 헬프라인을 통해 소통 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의 경우 부서별 윤리교육 담당자를 선정해서 성희롱 예방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또 대내외적으로 성폭력 사고가 발생했을 시 임원들에게 자체 제작한 뉴스레터를 배포해서 숙지토록 해 직원들에게 전파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원스트라이크아웃제를 실시한다. 성폭력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즉각 인사위원회 등을 열어 면밀한 사건 조사 후 가해자를 추가 경고 없이 해고하는 조치를 취한다. 또 삼성물산은 직원들이 고충 사항 등이 있을 시 언제든 상담할 수 있도록 전용연결번호나 이메일 등 사내연결망을 구축해놓았다.
대림산업은 직원들이 상담을 원하거나 피해를 당했을 경우 노사협의회나 여성고충상담위원회 등을 통해 상담이나 신고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 사내 직원들뿐만 아니라 현장 근로자들도 다 같이 교육을 받고 있다. 롯데건설의 경우 지난 5월 29일 팀별, 현장별로 성희롱 예방 교육을 별도로 진행했다. SK건설은 최근 성폭력 관련 기존 사규를 강화해 새로 제작했다. 또한 사고채널 담당자를 둬서 사고가 인지되거나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2차 피해를 예방하고 있다.
이밖에 GS건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 등도 법령에 따라 매년 성폭력 예방 교육을 온라인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사실 확인 후 경중에 따라 처벌을 달리하고 있다. 신고방법에 있어서 피해자뿐만 아니라 목격자도 홈페이지나 전화, 이메일, 우편 등을 통해 신고가 가능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투운동 등으로 성 관련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됨에 따라, 기업 내부에서도 기존에 실시해오던 성희롱 예방교육이 전보다 더 강화됐을 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추가 예방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성범죄는 상대방이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그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다 보니 남녀를 떠나서 직장 내 서로에게 조심스러운 부분이 전보다 늘었다”고 덧붙였다.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 특성상 여직원이 남직원에 비해 수적으로 적다”며 “성범죄를 단순히 남녀의 문제로만 봐서는 안되겠지만 수적으로 열세인 여성이 피해를 더 보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보호 체계가 더 갖춰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사회적으로 당연시되거나 모르고 지나쳤던 부분들이 최근 수면 위로 많이 떠오르면서, 건설사들도 그러한 사회적 흐름에 맞춰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수정하고 그런 일이 없도록 내부 시스템을 강화, 개선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