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첫 날 일정 종료…눈물의 상봉장·화기애애한 연회장

‘이산가족 상봉’ 첫 날 일정 종료…눈물의 상봉장·화기애애한 연회장

기사승인 2018-08-20 21:25:38

2년10개월 만에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1일차 일정이 종료됐다.

20일 금강산에서 개최된 ‘제2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참가한 우리 측 가족들은 북측의 가족들과 감격스러운 만남을 가졌다. 이번 행사에는 89명의 남측 이산가족과 동반 가족 등 197명과 북측 가족 185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금강산호텔에서 첫 단체상봉을 진행했다. 오후 7시17부터는 남북 이산가족을 위해 북측이 주최한 환영 만찬이 금강산호텔 연회장에서 열렸다.

김춘식(80)씨는 꿈에 그리던 두 명의 여동생들을 만났다. 헤어진 지 60년 만에 만나게 된 것이다. 상봉장에서 두 여동생을 만난 춘식씨는 곧바로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상봉장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동생들을 보며 “일어서 봐, 일어서 봐. 춘자, 춘녀냐. 내가 춘식이다”라며 오열했다. 두 여동생도 오빠의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고 한참을 울었다.

이기순씨(91)는 이번 상봉단 중에 부모·자식이 상봉하는 7가족 중 한 가족이다. 기순씨는 헤아릴 수 없는 세월을 떨어져 지낸 아들 리강선(75)씨를 마주했다. 기순씨는 이날 상봉장에서 아들을 만나자 마자 가족들의 생사와 이름을 확인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아들 강선씨는 오랜만에 만난 아버지의 질문 세례에 차분히 답하면서도 “아버지가 고생이 많으셨겠다”라고 위로했다. 

최기호(83)씨는 납북된 맏형 최영호(2002년 사망)씨의 두 딸인 선옥(56)·광옥(53) 씨를 만나서야 형의 생전 모습을 사진으로나마 볼 수 있었다. 선옥 씨가 가져온 형의 사진들을 보며 연신 눈물을 흘린 최씨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내 “보물이 생겼다”고 좋아하며 형의 사진을 계속 쓰다듬었다. 최씨는 이어 맏형의 가족사진 속 인물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어떻게 살았는지, 어떻게 세상을 떠났는지를 물었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다음날인 21일에는 숙소에서 오전에 2시간 동안 개별상봉을 하고 곧이어 1시간 동안 도시락으로 점심을 함께할 예정이다. 가족끼리만 오붓하게 식사하는 일정이 마련된 것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행사의 둘째 날인 21일에는 개별상봉과 객실중식, 단체상봉 등이 진행된다. 상봉단은 숙소인 외금강 호텔 객실에서 오전 10시부터 2시간 동안 개별 상봉을 하고, 객실에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한다. 개별상봉과 오찬이 끝난 뒤에는 오후 3시부터 다시 2시간 동안 단체 상봉이 이뤄진다.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전 작별상봉 후 공동오찬을 진행한다. 남측 상봉단은 공동오찬을 마지막으로 2박3일 간 6차례의 상봉 일정을 모두 마치고 오는 22일 오후 육로로 귀환한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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