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혜숙 여성가족위원장이 지난 28일 국회정론관에서 여성가족위원회 위원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장 내정자의 내정 철회’를 촉구했다.
서 내정자는 지난 2016년 한국감정원장 재직 당시 한 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 사건은 언론을 통해 보도됐고, 2017년 2월 국토부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제출한 해임건의안이 최종의결 되면서 그는 같은 해 3월 공식 해임됐다. 그리고 지난 7일 주택산업연구원 원장추천위원회가 서 내정자를 주택산업연구원장으로 단독 추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전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서종대 내정자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성희롱 발언으로 피해자들의 인권을 침해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라며 “일부 피해자는 직장을 그만두었으며, 남아 있는 피해자들도 평생 잊지 못할 모욕과 분노를 가슴에 새기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성차별과 여성폭력을 끝내자는 여성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아 국회가 미투 법안의 본격적 심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각 당과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 원장의 내정 상태가 지속되는 것은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그는 “성희롱 가해자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사회의 지도자가 되는 행태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된다”며 “여성가족위원회의 모든 위원들은 직원 성희롱으로 해임된 전력을 가진 서종대 내정자의 내정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대변인을 통해 ‘성희롱 발언으로 해임된 전 공공기관장을 원장으로 선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주택산업연구원은 국토부의 허가를 받아 설립됐다. 하지만 주택산업연구원은 민간연구기관(비영리법인)이기 때문에 원장 선임에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