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金 향한 마지막 ‘한 걸음’

한국 축구, 金 향한 마지막 ‘한 걸음’

기사승인 2018-09-01 04:00:00

결전의 날이 밝았다. 숱한 논란을 걷어내고 전진해온 한국 축구는 이제 한 발짝만 더 내디디면 금메달에 닿는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대표팀은 오는 1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비농의 파칸사리 경기장에서 일본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을 치른다.

‘한일전’이란 세 글자가 갖는 무게감이 자못 무겁지만 여기에 ‘결승전’이란 수식이 붙으며 긴장감이 몇 배 더 상승했다. 한국과 일본은 지금껏 국제대회 결승에서 총 10차례 만났다. 성적은 남녀를 통틀어 4승 3무 3패로 근소하게 앞선다.

특히 이번 결승전이 이목을 끄는 건 전무후무한 공격수 손흥민의 병역 혜택 여부다. 조현우, 황의조, 이승우 등 앞으로 한국축구를 이끌 다수 선수도 병역문제에 걸려있다. 금메달만이 병역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한국은 결승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쟁취해야 한다.

6일 동안 3경기를 치르는 살인 일정 속에서 결승 상대가 ‘영원한 라이벌’ 일본인 건 고무적이다. 한국이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할 충분한 동기가 된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오로지 우승만을 바라보고 달려왔다. 객관적 전력만 놓고 봐도 한국은 이번 대회 가장 막강한 팀이다. 일본은 2년 뒤 도쿄올림픽에 대비해 출전 선수 나이를 2세 낮췄다. 아시아지역 피파랭킹 1위 이란 역시 골키퍼를 제하고 21세 이하로 대표팀을 꾸렸다. 지난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팀인 우즈베키스탄만이 한국에 견줄만한 강호로 평가됐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휘청거렸다. 전력상 한참 아래인 말레이시아에게 패하며 조 2위 가시밭길을 자초했다. 키르기스스탄과의 3차전에선 간신히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16강과 8강에서 우승후보인 이란과 우즈베키스탄을 만났다. 다행히 한국엔 황의조가 있었다. 황의조는 두 경기에서 4골을 몰아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대회 전 불거졌던 ‘인맥 논란’을 완연히 날려버린 맹활약이었다.

한국의 모든 위기는 수비 불안에서 비롯됐다. 6-0 대승을 거둔 바레인전에서도 한국은 적잖은 실점 위기를 맞았다. 조현우가 없었다면 무실점으로 끝나지 않았을 경기다. 말레이시아전에선 수비 실책으로 2골을 헌납했고, 우즈베키스탄전에서도 3골이나 내줬다. 실점 이상의 득점이 나왔기에 망정이지 그러지 않았다면 한국은 조기탈락의 고배를 마셨을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 경기 끈끈한 수비 조직력이 절실하다. 오밀조밀한 조직력이 강점인 일본은 특히 한 골을 넣은 뒤 걸어 잠그는 플레이에 능숙하다. 실점이 적고 역습에서 높은 득점율을 보이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서 선제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은 이번 대회 강팀들을 연달아 꺾고 결승에 올라왔다. 금메달을 목에 걸 자격이 충분하지만 결승에서 지면 말짱 도루묵이다. 마지막 퍼즐을 끼워 넣어야 비로소 그림은 완성된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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