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원작 드라마의 전성시대가 오는 걸까. 최근 흥행에 성공한 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와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모두 웹툰을 원작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였다. 원작과 크게 차이가 나서도 안 되고 원작 팬들과 일반 시청자들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통과한 것. 첫 방송을 앞둔 tvN 새 월화드라마 ‘계룡선녀전’도 웹툰 원작으로 또 한 번 흥행을 노리고 있다.

‘계룡선녀전’은 과거 선녀폭포에서 날개옷을 잃어버려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나무꾼의 환생을 699년 동안 기다린 선녀 선옥남(문채원)이 두 서방님 후보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을 모티브로 한 동명의 웹툰 원작이다. 

배우 문채원, 고두심이 선옥남 역할을 2인 1역으로 연기하고, 윤현민과 서지훈이 서방님 후보로 등장해 극적인 재미를 높인다. 그룹 구구단 강미나는 선옥남의 환생한 딸로 등장해 고양이와 사람을 오간다. MBC ‘내 이름은 김삼순’, JTBC ‘품위있는 그녀’를 연출한 김윤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30일 오후 2시 서울 영중로 타임스퀘어 아모리스 홀에서 열린 ‘계룡선녀전’ 제작발표회에서 김윤철 감독은 원작의 독특한 주제와 태도에 끌렸다고 털어놨다. 김 감독은 “꿈과 기억을 통해서 사람의 운명, 인연을 찾아가는 독특한 이야기에 끌렸다”며 “사람을 바라보는 원작의 따뜻한 시선도 인상적이었다. 사람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수 있는 드라마가 나오지 않을까 해서 용기를 냈다”고 전했다.

원작의 주제를 그대로 옮겨내는 건 아니다. 심오하고 진중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주제를 TV 드라마에 맞게 바꿨다. 그 핵심은 시트콤 형식이다. 김 감독은 “무거운 주제를 가볍고 재밌게 변주해보자는 생각으로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웹툰 원작에 대한 주연 배우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문채원은 “웹툰 원작이 드라마 소재로 쓰이는 건 시장이 더 넓어지는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고, 윤현민도 “웹툰 원작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드라마들이 나온 건 ‘계룡선녀전’에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계룡선녀전’은 사전 제작을 위해 6개월 전부터 촬영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 비중이 높아 CG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윤철 감독은 “TV 드라마로선 가장 많은 생물 CG가 등장한다”라며 “6개월 전부터 촬영 시작했지만 움직이는 호랑이 한 컷을 얻으려면 최소 2~4개월이 필요하기 때문에 굉장히 빠듯한 일정이다. 덕분에 자연스럽고 귀여운 동물 이미지를 보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문채원은 ‘계룡선녀전’의 매력으로 편안함을 꼽았다. 문채원은 “‘계룡선녀전’은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서 보는 드라마 일 것”이라고 자랑했다. 또 윤현민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가 어떻게 현재까지 이어져왔는지에 포인트를 맞춰서 봐주시면 더 즐거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룡선녀전’은 tvN ‘백일의 낭군님’ 후속으로 다음달 5일 오후 9시30분 첫 방송된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