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 갈등’ 택시업계 “어떤 경우도 허용 불가”…카카오는 준비 계속

‘카풀 갈등’ 택시업계 “어떤 경우도 허용 불가”…카카오는 준비 계속

기사승인 2018-11-16 00:15:00

“불법 카풀앱은 어떠한 경우에도 허용하지 않겠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택시 4개 단체 비상대책위원회는 15일 서울 강남구 전국택시연합회 회의실에서 ‘불법 카풀앱 관련 택시업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택시업계는 카카오 측이 추진하는 카풀 서비스는 협의조차 할 수 없는 사안임을 분명히 했다.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카풀앱이 등장해 30만 택시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카풀은 플랫폼 업체가 알선해 주는 승객을 태워 요금을 받는 택시와 다를 것 없는 불법 자가용 영업”이라고 지적했다. 자본을 가진 대기업이 택시업계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교통 생태계를 파괴하는 거대 기업의 카풀 중계행위를 반대할 뿐 카풀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카카오가 법인을 통해 운수업에 뛰어드는 것을 반대하지만 같이 출퇴근하는 순수한 카풀은 인정한다”면서 “서울만 하더라도 30~50%의 택시가 차고지에 서있다. 해당 재원을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최근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6년 만에 오르는 것에 대해 환영의 뜻을 드러냈다. 이번 인상분 전체를 택시기사 처우 개선에 힘쓰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서울시는 지난 12일 법인택시 회사 254개가 가입된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과 기본요금 인상 이후 택시기사 처우 개선 방안에 합의했다. 

이에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은 “6년 만에 처음으로 요금이 인상됐다. 사납금을 올리지 않는 등의 방향으로 (요금 인상분이) 전액 운전기사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서울시와 약속했다”면서 “기사들의 처우가 개선되면 쉬고 있는 택시도 재가동되고, 해당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 중장년 일자리 문제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택시업계에서 지속적으로 내세우는 ‘자정 노력’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문충석 서울법인택시조합 이사장은 “강남, 종로 등 특정지역 및 몰리는 시간대에 기사들이 나가도록 유도하고, 불친절 영업·승차 거부 등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개도 활동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도 “택시 불친절 신고가 매년 줄고 있다. 요금도 인상되면 기사들도 더욱 좋은 서비스 제공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바뀌지 않는다면 택시업계가 퇴출되는 것이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카카오는 카풀 서비스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3일 자회사 럭시를 흡수합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럭시는 2014년 7월 설립된 카풀 서비스 스타트업으로,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2월 252억원에 인수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달 16일 카풀 기사 전용 앱을 출시한 이후 현재까지 4만명 넘는 기사들이 최종 승인을 받기도 했다.

앞서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양대 택시노조위원장이 회동하기도 했지만 갈등이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택시업계는 오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카풀 반대 집회를 예고하며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지난달 18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시위에 이은 두 번째 반대 집회다. 택시업계는 이날 카풀 관련 법률안 통과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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