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격자’ 티맵 택시, 기사 마음 돌리나…카풀 갈등 계속

‘추격자’ 티맵 택시, 기사 마음 돌리나…카풀 갈등 계속

기사승인 2018-11-27 01:00:00

카풀에 대한 택시업계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SK텔레콤의 ‘티맵 택시’가 택시 호출 앱 선두주자인 ‘카카오택시’를 맹추격하기 시작했다.

SK텔레콤은 25일 “개편한 택시 호출앱 티맵 택시의 가입 기사가 10만2000명을 넘었다”며 “평균 배차 성공률도 리뉴얼 이전 대비 3배 이상 높아져 61%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말 티맵 택시에 가입한 기사 수는 3만명이었다.

티맵 택시의 상승세는 SK텔레콤의 대대적인 사업 강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지난 5일 간담회를 열고 ‘T멤버십 통한 10% 할인 혜택’, ‘안심귀가 라이브 서비스 도입’ 등 다양한 유인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이달 초 6만5000명이었던 택시 기사 가입자 수가 3주 만에 4만명 정도 증가했다.

이에 대해 여지영 SK텔레콤 TTS사업 유닛장은 “고객과 기사들의 니즈에 맞춰 택시 호출 시장에 경쟁의 바람을 일으키고 이용자 혜택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 측은 오는 2020년 말까지 실사용자 500만명을 모으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각에서는 카풀앱 문제로 택시업계와 카카오 측이 갈등을 빚으면서 SK텔레콤이 반사이익을 누리는 것이라고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택시업계 4개 단체로 구성된 ‘불법 카풀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제2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이날 “공유경제 운운하며 30만 택시종사자 생존권을 말살하는 카풀 영업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택시업계는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협의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동안 택시 호출 앱 시장은 카카오택시가 장악해 왔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 전국 택시기사(27만명)의 80%가 카카오택시에 가입했다. 지난달 월간 순이용자를 보면 카카오택시와 티맵 택시는 각각 530만명, 10만명을 기록할 정도로 엄청난 격차를 보였다. 지난 2015년 나란히 출시됐지만 카카오택시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것이다. SK텔레콤은 한때 관련 시장에서 손을 뗄 정도였다.

그러나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시장 발전에 위기감을 느꼈고, 마침 카카오 측이 택시업계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기회를 포착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워낙 격차가 컸기 때문에 추격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지만, 반등의 계기는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티맵 택시가 카카오택시를 단숨에 쫓아가는 것은 무리”라면서 “다만 최근 택시업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기사들이 ‘직접 티맵 택시를 사용해달라’고 권유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충분히 판도가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계속되는 카풀 논란에 정부와 카카오 측은 쉽사리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택시업계가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승차공유 이용자 모임 ‘카풀러’가 26일 “택시 단체의 생존권 침해 주장은 억지”라며 “(정부와 카카오는) 택시와 카풀의 공존 방안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에 불을 붙였다.

이처럼 카풀 논란이 지속될 경우 티맵 택시의 가입자수는 급증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빠른 시일 내에 카풀 관련 해결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해당 시장 1위 자리를 빼앗기는 지경까지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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