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금융권이 떨어지는 주가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 특히 하나금융의 경우 연초 대비 주가가 26% 넘게 빠지면서 주주들의 주가부양 요구가 커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4일 전날 종가 대비 1.35% 떨어진 3만66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하나금융의 주가는 5영업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며 52주 최저가를 갱신했다. 시가총액 11조원의 벽도 39억원 차이로 간신히 지켰다.
하나금융의 주가는 올해 1월 2일 4만9800원에 거래를 시작해 11달 동안 26.4% 떨어졌다.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글로벌 증시 부진과 하나은행 채용비리발 리스크 문제로 주가 상승 동력을 찾지 못한 원인이다. 여기에 하나금융은 올해 중간 배당을 실시해 연말 배당에 대한 매력이 떨어진 점도 주가 상승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올해 4월 직접 자사주 매입으로 책임경영과 주가부양 의지를 확고히 하고, 해외IR 행보에 나서는 등 주가 부양 행보에 나섰으나 전체적인 하락장 속에 눈에 띄는 성과를 창출하지는 못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하나금융의 주가가 다른 은행주와 비교해 저평가 됐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카드수수료 인하와 관련해 타 금융지주 대비 카드 이익 비중이 낮은 하나금융의 내년도 수익 증가율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카드 가맹점수수료는 올해 대비 내년에 업계 전체적으로 1조원 감소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의 이익은 10~30% 내외, 그룹 이익 대비로는 1~2% 감소하는 수준”이라면서 “카드 외풍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하나금융을 은행 탑픽으로 유지한다”고 전망했다.
주가 부양은 비단 하나금융만의 문제는 아니다. KB금융과 신한금융 역시 하락장 속에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KB금융의 주가는 연초 6만3900원에 거래를 시작해 4만7950원까지 25% 하락했으며, 신한금융 역시 4만9900원이였던 주가가 4만2150원으로 15.5% 떨어져있는 상황이다.
KB금융은 떨어지는 주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 들었다. KB금융은 지난 30일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삼성증권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매입 기간은 다음달 5일부터 1년간이다. 앞서 신한금융도 지난 9월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확정하고 2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의한 바 있다.
한편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있는 우리은행은 국내 대형 은행주 가운데 유일하게 올해 주가 방어에 성공했다. 우리은행의 주가는 올해 초 1만5900원에서 1만5850원으로 연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주식이전을 통해 지주사 전환을 준비중인 우리은행의 적극적인 주가 관리의 결과물로 보인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전환 성공을 위한 우리은행의 주가부양 노력이 기대되고, 1만6000원 미만에서 우리사주 대기물량 등으로 하방경직성이 확고해 연말까지 가장 편안한 은행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