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전격적인 회동으로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이 봉합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날 오후 최 위원장의 금융감독원 방문으로 두 수장간의 면담이 진행됐다. 최 위원장과 윤 원장의 면담은 금감원 노조가 ‘금융위 해체’를 주장하고 나선지 사흘만에 성사됐다.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은 금감원의 예산 문제가 불거지며 수면위로 떠올랐다. 지난 10월부터 금감원의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중인 금융위는 예산의 30% 가량을 삭감할 것으로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금감원의 내년도 예산을 동결하라는 의미로, 이에 따라 금감원 직원들의 임금 삭감과 1~3급 관리자 비중 축소가 불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노조는 이에 지난 3일 성명서를 내고 “금융위가 금감원에 대한 예산 심사권을 무기로 금감원 길들이기에 나섰다”며 “문재인 대통령께서 재벌 도우미인 금융위를 해체해 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금융위가 ‘금감원 길들이기’에 나선 발단은 삼성바이오 회계 분식 사건에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의 고의적인 회계 분식이라고 주장했으나 금융위는 재감리를 명령하며 삼성을 엄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갈등이 심화됐다는 것.
금감원 노조가 거센 반발에 나서면서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지난 10월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들이 금융위와 금감원의 공조를 당부한 지 2달도 안돼 갈등이 표면화 된 것.
최 위원장은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 우려가 확대됨에 따라 결국 윤 원장과의 ‘대화’를 통해 사태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 위원장이 국회를 방문했다가 금감원에 들려 윤원장과 면담을 가졌다”며 “최근 금융 현안을 두고 1시간 가량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말했다.
다만 최 위원장과 윤 원장의 만남으로 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이 모두 종식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양측의 갈등이 일단 봉합되겠지만 갈등의 뿌리까지 뽑을 수는 없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두 수장의 만남으로 한동안 조용해 질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이런 소동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융위와 금감원의 중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민병두 의원 측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민병두 의원실 관계자는 “정무위원장이 중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는데 의원실에서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일축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