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의 월급이라고 불리는 ‘연말 정산’ 시즌이 다가왔다. 연말정산은 근로자들이 한 해 동안 받은 월급에서 미리 징수한 소득세를 내년 2월 실제 부담할 세액으로 다시 정산하는 것이다.
연말정산은 공제액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13월의 월급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13월의 세금 폭탄이 된다. 한 푼이라도 돌려받고 싶은 마음 가득한 직장인들이 13월의 월급을 받기 위해서는 꼼꼼한 절세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직장인들이 주목할 부분은 절세상품이다. 일반적인 직장인들이 부양가족·의료비·카드소비 항목을 제외할 경우 사실상 자의적으로 공제액을 확대하는 방안은 절세상품 가입 밖에 없다.
◆연금저축, 최대 66만원 세액공제
연금저축 상품은 대표적인 연말정산 공제 상품이다. 최소 5년 이상 납입해 이를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는 장기 저축형 노후 대비 상품으로, 연간 400만원 한도 내에서 최대 16.5%(연소득 5500만원 이하, 초과 시 13.2%)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가입 처에 따라 은행의 연금저축신탁,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 자산운용사의 연금저축펀드로 구분된다. 연금저축신탁과 저축보험은 수익률이 낮은 대신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 한도까지 원금이 보장되며, 펀드는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대신 수익률이 높은 장점이 있다.
금감원이 올해 7월 발표한 ‘연금저축수익률, 적금만 못한가?' 자료에 따르면 2001년 초 판매를 시작한 54개 연금저축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지난해까지 2.90%~6.32%를 기록했다. 연금펀드 6.32%, 연금생명보험 4.11%, 연금손해보험 3.84%, 연금신탁 2.90% 순이다.
연금저축 상품은 운용기간에는 세금을 내지 않고,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 시에는 인출액에 대해 3.3~5.5%(연간 1200만원 이하 수령 시 분리과세 기준)의 낮은 연금소득세가 부과된다. 단 55세 이전 중도 해지할 경우 세제혜택을 받은 납입금액과 운용수익에 대해 16.5%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최대 115만원 세액공제
개인형 퇴직연금(IRP)은 근무 기간 중에는 가입자가 부담금을 납입하여 세액공제 혜택 받고, 은퇴 후에는 저율과세로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있는 개인퇴직연금계좌를 말한다.
IRP는 연금저축 상품과 합산해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연간 1800만원까지 자유롭게 적립할 수 있고, 연 최대 700만원(개인저축 포함도 가능함)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는 납입액의 16.5%, 5500만원 초과자는 13.2%의 세금을 돌려받는다.
예를 들어 총급여 5500만원 이하 근로자가 연금저축에 400만원, IRP에 300만원을 넣을 경우 연말정산에서 115만5000원을 돌려받게 된다. IRP에 700만원을 모두 넣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5500만원 초과자는 환급액이 92만4000원으로 줄어든다.
여기에 IRP는 퇴직소득세 절세 효과도 있다. 퇴직자가 퇴직연금을 일시금으로 수령하게 되면 4%의 소득세를 납부해야 하지만 IRP에 넣어두고 55세 이후 10년 이상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퇴직소득세의 30%가 절세된다.
IRP는 상품에 따라 원금보장이 가능하고 세액공제에 따른 절세효과와 퇴직연금소득세 절세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상품이다. 지난해 7월부터 가입 대상이 공무원, 군인, 자영업자 등 사실상 모든 소득근로자로 확대된 점도 매력적이다.
◆주택청약저축, 최대 96만원 소득공제
주택청약저축은 내 집 장만의 기반을 마련하고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품이다. 주택청약저축은 꾸준히 납입하면 국민주택이나 임대주택 등을 분양·임대 받을 수 기회를 부여하는 저축상품이다.
주택청약저축 가입자가 연 소득 7000만원 이하의 근로소득자로서 무주택자일 경우 240만원까지 납입액의 40%(96만원 한도)가 소득공제된다. 소득공제는 세액공제와 달리 소득에서 공제액을 빼주는 것으로, 세액공제는 내야 될 세금을 깎아 주는 방식이다.
금리는 가입 기간에 따라 1개월 초과~1년 미만은 연 1.0%, 1년 이상 ~ 2년 미만은 연 1.5%, 2년 이상은 연 1.8% 수준이다. 원금이 보장되는 저축은행의 적금 금리가 4~5%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절대 높은 수준은 아니다.
최근에는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1주택자에 대한 혜택이 축소되면서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청약 가점제가 유지되는 한 미리미리 가입해 둘 필요가 있는 상품이다. 또한 정책대출 상품인 디딤돌대출을 받을 때 청약저축에 가입한 이들에 대해서는 우대금리가 적용되는 점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 투자와 보장성 보험
연금저축과 IRP, 주택청약저축 등 3가지 상품을 소위 절세상품 삼총사라고 부른다. 여기에 투자 위험도를 조금 높이면 벤처기업 투자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추가적인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다.
먼저 개인투자조합을 통해 벤처기업에 투자할 경우 3000만원 이하는 100%, 3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는 70%, 5000만원 이상은 30%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높은 공제한도 만큼 원금 손실 가능성도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우리사주조합을 통한 자사주 매입 역시 주가 변동에 따라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지만 근로자가 회사의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벤처기업 투자보다 안전성이 뛰어난 장점이 있다.
우리사주조합원이 자사주를 취득하기 위해 우리사주조합에 출자하는 경우 해당 연도의 출자금액과 400만원 한도 내에서 적은 금액까지 소득공제가 적용된다. 만약 해당 회사가 벤처기업일 경우 한도는 1500만원까지 늘어난다.
아울러 보장성 보험도 연말정산시 연간 100만원 내에서 보험료의 13.2%를 세액공제 받을 수 있다. 만약 보장성 보험의 보험료 합산 금액이 100만원을 안 넘을 경우 소득이 없는 배우자의 보장성 보험료도 공제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