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나와봐야 알 수 있습니다”
김도진 은행장은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남방특위 주최로 열린 정책금융기관 및 은행권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기업은행의 인도네시아 법인 인가에 대해 이처럼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행사는 신남방에 진출한 우리 금융기업의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신남방 진출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업은행은 수익처 다변화를 위해 인도네시아 진출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앞서 지난 2월 인도네시아 상장사인 아그리스(Agris) 은행 지분 82.59%를 인수한 데 이어 4월에는 미트라니아가(Mitraniaga)은행의 지분 71.68%를 인수했다. 두 은행을 합병해 현지법인을 세우려는 기업은행은 현지 금융당국의 인가 획득만 남겨놓은 상황이다.
은행권은 기업은행이 국책은행이면서 중소기업 지원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현지 당국의 인가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은행 내부에서도 인가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김 행장이 인가와 관련해 신중한 발언을 내놓은 것은 현지 금융당국의 입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행장과 동행하던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내놓은 “그런 내용은 현지당국이 먼저 발표해야지, 김 뺄 수 있겠냐”라는 발언은 이러한 상황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이날 진행된 간담회에서도 해외진출시 현지 당국의 비협조와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금융사들의 고충이 토로됐다. 따라서 정부가 금융외교 강화에 나서달라는 요구가 주로 제기됐다.
김현철 남방특위 위원장(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오늘 간담회에서 금융외교를 강화해 달라는 요구가 많이 나왔다”며 “특히 금융대사 제도를 도입해 보면 어떻겠냐는 방안도 제시됐다”고 말했다.
간담회 주제발표에 나선 서병호 선임연구원도 “정부의 금융외교 강화 및 총괄부서 역할을 담당할 기관이 필요하다”며 “남방특위가 이러한 역할을 맡아 KSP, ODA 등 공공부문 지원과 민간부문 진출을 연계하면 금융사의 해외 진출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