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1일 하늘에는 민트색 달이 떴습니다. 햇빛이 반사되며 나타나는 색이었지만, 이 날 뜬 민트색 달은 몇몇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됐습니다. 이날은 사흘 전 스스로 세상을 등진 샤이니 멤버 종현(1990~2017, 본명 김종현)의 발인일이었으며, 샤이니를 대표하는 색이 민트색이었기 때문입니다.
종현은 지난해 12월 18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앨범 발매를 앞둔 시점, 인기 스타였던 종현의 죽음에 가요계는 충격에 빠졌죠. 그리고 1년. 가요계를 비롯한 고인의 팬들은 여전히 종현을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종현의 어머니인 이은경씨가 운영하는 재단법인 ‘빛이나’는 서울 영동대로 코엑스아티움 SM타운 시어터에서 종현의 1주기 추모 예술제인 ‘빛이나 예술제’를 열고 고인을 추억했습니다. ‘빛이나’는 지난 1월 발매된 종현의 유작 앨범 ‘포에트 ᛁ 아티스트’(Poet ᛁ Artist) 수익금을 기반으로 세워졌으며, 청년 문화예술인과 지망생들을 지원해왔죠.
‘빛이나 예술제’는 ‘네가 남겨준 이야기, 우리가 채워갈 이야기’라는 부제 아래 진행됐습니다. 샤이니 민호, 키, 태민이 함께한 가운데 진행된 예술제에서는 문화예술활동 중인 청년들의 시상과 함께 종현을 추억하는 영상과 글이 공개됐습니다. 고인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음은 물론 팬들로부터 종현에게 전하고 싶은 글이 담긴 편지를 받았죠.
고인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18일 0시 고인을 추모하는 영상을 공식 SNS에 게재했습니다. 또 소속사 직원과 아티스트들이 비공개 및 소규모로 조용히 종현을 기리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죠. 샤이니 멤버 키는 콘서트 준비 중 멤버들과 함께했던 순간을 SNS에 게재하며 고인을 추억하기도 했습니다. 영상 속 종현은 멤버들 중 유일하게 키가 셀프 카메라를 찍고 있는 모습을 알아보고 뒤에서 눈을 맞춰주고 있어 팬들에게는 각별한 의미를 주었죠.
종현은 1990년 4월 태어나 2008년 5월 그룹 샤이니로 데뷔했습니다. ‘누난 너무 예뻐’ ‘줄리엣’ ‘드림 걸’ ‘에브리바디’ 등 히트곡을 발표했으며 ‘데자-부’ ‘좋아’ ‘하루의 끝’ 등 솔로로서도 역량을 드러냈죠. 저서 ‘산하엽’까지 발매하며 다재다능함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종현은 저서에서, 노래에서 항상 다정다감했으며 때론 듣는 사람들이 편안하길 바랐습니다. 외로움과 슬픔에 관해 깊은 생각을 향유하게도 했죠. 그가 청자들을 생각했듯, 고인도 편안하고 더 이상 외롭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