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우먼 이영자가 ‘KBS 연예대상’ 사상 첫 여성 대상 수상자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 22일 서울 여의공원로 KBS 본관에서 진행된 '2018 KBS 연예대상'에서 이영자가 생애 처음 연예 대상을 수상했다. 이날 대상 후보에는 개그맨 신동엽, 유재석, 김준호, 축구선수 이동국이 함께 올라 각축전을 벌였다. 이영자는 지난 8년간 KBS 예능 ‘안녕하세요’의 안방마님 자리를 지켜 수상의 영광을 차지하게 됐다.
이영자는 이날 “누가 뭐라고 해도 나 자신을 포기하지 않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제가 대표로 상을 받았지만 제가 잘해서 받은 게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고마운 사람들의 이름을 호명해 감사를 표했다.
또 “처음 ‘안녕하세요’를 시작할 때는 시청률이 저조해 폐지하겠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폐지되지 않도록 믿어주신 KBS에 고맙다. 지난해 파업 때 다시 해체 위기를 겪었는데, 보듬어주신 PD님께도 감사하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대상을 받을 줄도, 시상식이 이렇게 늦게 끝날 줄도 몰랐다. 집에 있는 언니가 주무시고 계신 어머니를 꼭 깨워서 이 모습을 함께 보셨으면 좋겠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시청자들이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은 ‘1박 2일’ 팀에게 돌아갔다. '1박 2일' 연출을 맡은 김성 PD는 “시청자 여러분들 덕에 여기까지 왔다”며 “시청률을 확인할 때마다 여러분들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도 ‘1박 2일’이 있어 다행이라 여기시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1박 2일'은 앞서 2016년, 2017년에도 최고의 프로그램상을 수상한 바 있다.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은 ‘1박 2일’의 데프콘과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샘 해밍턴이 받았다. 데프콘은 “‘1박 2일’ 멤버들 개개인이 참 특이한 사람들인데 같이 있으면 즐겁고 행복하다. 2주마다 한 번, 약 5년간 함께해 질릴 법도 하지만 만나면 또 즐겁다”고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샘 해밍턴은 “13년 전 ‘개그콘서트’를 통해 이 무대에 처음 서봤다. 그때는 이런 상을 받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예쁜 두 아이 윌리엄과 벤틀리를 낳아준 아내에게 고맙다”고 감사를 전했다.
토크&쇼 부문 최우수상은 ‘배틀트립’의 김숙, ‘불후의 명곡’ 문희준이 차지했다. 김숙은 “스태프들이 생고생해가며 찍어오기 때문에 그들을 대신해서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소회를 전했다. 문희준은 “공개석상에서 여자 연예인 이름을 얘기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소율아 많이 사랑해”라고 말해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특히 이날 시상식에서는 다수의 예능인들이 ‘개그콘서트’를 언급하며 시청을 독려했다.
코미디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신봉선은 “‘개그콘서트’가 이전만큼의 명성이 없는 것 같아 후배들과 함께 더 잘 이끌어가고자 지난해 복귀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요즘 여러 매체들이 자극적인 웃음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개그콘서트’는 국내 코미디 프로그램 중 유일하게 온 가족이 시청할 수 있는 건강한 프로그램”이라며 “좀 더 힘내서 명성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같은 부문 최우수상 수상자 권재관도 “개콘이 예전의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는 건 확실하지만 후배들과 선배들, 감 좋은 제작진이 있다”며 “이전의 영광을 누릴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밖에 지난달 종영한 ‘콘서트 7080’을 14년간 이끈 배철수에게 ‘공로상’이 돌아갔다. 배철수는 “처음에 14개월이나 하겠다고 생각하며 시작했는데 14년 했다. 함께 일한 모든 스태프들을 대신해 제가 받는 거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원래 공로상을 받은 이후엔 멋지게 은퇴해야 하는데 제 아이들이 아직 학생이라서 조금만 더 (활동)하겠다”고 솔직한 마음을 드러냈다.
‘2018 KBS 연예대상’은 22일 오후 9시10분부터 280분간 진행됐다. 배우 신현준, 윤시윤, 가수 설현이 MC를 맡았고, 그룹 트와이스, ‘삼청동 외할머니’ 팀, ‘개그콘서트’ 팀이 축하공연을 펼쳤다.
아래는 '2018 KBS 연예대상' 수상자 명단.
◇ 대상 : 이영자(안녕하세요, 볼 빨간 당신)
◇ 최고의 프로그램상 : ‘1박 2일’
◇ 최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 : 데프콘(1박 2일), 샘 해밍턴(슈퍼맨이 돌아왔다)
◇ 최우수상 토크&쇼 부문 : 김숙(배틀트립), 문희준(불후의 명곡)
◇ 최우수상 코미디 부문(남) : 권재관(개그콘서트)
◇ 최우수상 코미디 부문(여) : 신봉선(개그콘서트)
◇ 우수상 버라이어티 부문 : 고진용(슈퍼맨이 돌아왔다), 김승현(살림하는 남자들)
◇ 우수상 토크&쇼 부문 : 성시경(배틀트립), 조세호(해피투게더4)
◇ 우수상 코미디 부문(남) : 송준근(개그콘서트)
◇ 우수상 코미디 부문(여) : 박소라(개그콘서트)
◇ 올해의 스태프상 : 김영선 촬영감독(KBS 영상제작국)
◇ 베스트 엔터테이너상 : 최양락, 팽현숙(살림하는 남자들), 김태진(연예가중계), 윤시윤(1박 2일)
◇ 베스트 팀워크상 : 신동엽, 이영자, 김태균(안녕하세요)
◇ 베스트 커플상 : 김언중, 백옥자(살림하는 남자들), 김준호, 김종민(1박 2일)
◇ 프로듀서 특별상 : 신현준(연예가중계)
◇ 2018 핫이슈 예능프로그램상 : ‘대화의 희열’
◇ 2018 핫이슈 예능인상 : 배정남(거기가 어딘데, 1%의 우정), 봉태규(슈퍼맨이 돌아왔다), 정채연(투제니), 화사, 로꼬(건반 위의 하이에나)
◇ 공로상 : 배철수(콘서트 7080)
◇ 인기상 : ‘슈퍼맨이 돌아왔다’ 아이들
◇ 최우수 아이디어상 : ‘개그콘서트’ 이런 사이다
◇ 작가상 : 심은하(살림하는 남자들), 장종원(개그콘서트), ‘안녕하세요’ 작가팀
◇ 올해의 DJ상 : 박은영(FM대행진)
◇ 올해의 엔터테인먼트 DJ상 : 장항준(미스터 라디오), 김진수(미스터 라디오)
◇ 올해의 신인 DJ상 : 양파(음악정원), 수현(볼륨을 높여요)
◇ 신인상 토크&쇼 부문 : 케이(뮤직뱅크), 최원명(뮤직뱅크)
◇ 신인상 버라이어티 부문 : 이하늬(은밀하고 위대한 동물의 사생활), 에릭남(삼청동 외할머니)
◇ 신인상 코미디 부문(남) : 이승환(개그콘서트)
◇ 신인상 코미디 부문(여) : 김니나(개그콘서트)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