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상태, 연간 가구 소득, 주관적 건강상태가 중‧고령 여성의 우울 증상 수준과 삶의 만족도 모두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사회연구 최신호에 실린 ‘중년 여성과 고령 여성의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생태체계적 결정 요인과 우울 증상에 관한 종단연구(박소연·박소영 박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연구는 고령화연구패널 1차(2006년)와 6차(2016년)에 모두 참여한 45세 이상 중‧고령 여성 354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중‧고령 여성의 우울 증상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요인을 살펴봤을 때 ‘연령’이 증가할수록 우울 증상 수준이 높게 나타났다.
대체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우울증을 많이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6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따르면, 우울증 일년 유병률(일년간 우울증 증상을 보인 환자)이 남성은 1.1%, 여성은 2.0%다. 남성의 경우 40대, 50대, 60대, 70대의 환자 비율은 각각 0.6%, 0.9%, 1.5%, 2.4%였고, 여성은 각각 1.3%, 2.0%, 3.2%, 4.2%로 집계돼 상대적으로 여성 노인이 우울증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노년기에 들어서면 가족관계의 변화, 배우자와의 사별, 소득의 감소, 사회적 역할 상실 등으로 인해 우울 증상 수준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도 가족 구성원과의 밀접한 관계가 여성 우울 증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년과 고령 여성 모두 혼인 중인 여성일수록 우울 증상 수준이 낮았고, 삶의 만족도도 높았다. 이외에도 연간 가구 소득이 높을수록, 주관적 건강상태가 높을수록 우울 증상 수준이 낮아졌다.
또 주1회 이상 연락하는 자녀 수가 많을수록, 참여 모임 개수가 많을수록 우울 증상 수준은 낮아지고 삶의 만족도는 높아졌다.
특히 고령에서는 생존 자녀 수가 많을수록 우울 증상 수준이 낮아졌으며, 만성질환 개수가 많을수록 우울 증상 수준이 높아졌다.
연구팀은 “우울 증상 수준이 중년과 고령 여성 모두의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볼 때, 우울 증상 수준을 경감시킬 수 있는 조기 예방 및 프로그램 확대가 필요하다”며 “특히 배우자와의 별거, 이혼, 사별은 강력한 생활 스트레스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서지원프로그램 개발과 사회적 지지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