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서영교 의원을 향한 당내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진상조사가 결론에 다다르지 못했고, 추가 의혹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두 의원의 해명을 들은 뒤 사실관계를 따져 판단하겠다”며 진상조사에 착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17일 이해찬 대표는 국회에서 '오늘 결론을 낼 것인가'라고 묻는 말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당내에서는 손 의원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직 사임‧위원 사보임과 서 의원의 원내수석부대표직 사임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손 의원이 도시 재생을 위한 순수한 의지를 갖고 한 것으로 보이지만 공적인 마인드가 부족했던 것 같다. 당연히 사보임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며 "서 의원의 원내수석 사임은 원내 차원에서 결정하겠지만, 물러나고 근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당내 기조가 전날에 비해 악화된 것은 추가 의혹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SBS는 전날인 16일 손 의원 측근들과 남편 재단 명의로 사들였다는 건물이 9채에서 10채로 늘었고, 창성장 등 건물 2채는 군 복무 중인 조카 명의로 차명구입을 했다는 추가 의혹을 제기했다.
또 SBS는 2017년 11월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예산결산소위원회에서 손 의원이 목포 문화재 복원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예산을 요구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된 지역이 근대유산 등록문화재로 지정되기 10개월 전에 손 의원이 지지자들과 해당 지역에 방문해 '이 지역이 반드시 뜰 것'이라고 말했다는 증언과, 손 의원의 보좌관이 과거 목포 문화재 관광사업 주관사의 대표를 맡았다는 의혹도 나온 상태다.
이에 손 의원은 17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제가 경리단길과 가로수길 개발 중심에 있던 사람인데 단 한 번도 산 적이 없다. 그런데 제가 이 나이에 목포에… (투기를 했겠느냐)"라며 "만약 차명(구입)이면 제가 전 재산을 국고로 환원하겠다"라고 강한 목소리로 해명했다.
서 의원의 경우도 서 의원이 선고 사흘 전 국회 파견 판사를 의원실로 불러 청탁을 했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알려져 파장이 더 커지고 있다.
이에 서 의원은 1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그 판사를 만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일정표를 확인해보고 있다"며 "(윤호중) 사무총장과 통화는 했는데 정식으로 만나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두 의원을 옹호하는 일부 입장도 있다.
문체위의 한 민주당 의원은 "손 의원은 한 가지에 꽂히면 아주 집중하는 사람인만큼 이번 일은 목포에 문화의 거리를 만들고자 했다는 말이 진실일 것"이라며 "문체위 의원들은 목포에 대한 손 의원의 열정이 대단했다는 것을 모두 안다. 절대 투기 목적이 아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다른 한 관계자도 "사실관계가 확실하지 않아 따져봐야 할 부분이 있다. 명백한 경우엔 당이 단호한 입장을 취해야 하겠지만 다툼의 소지가 있는데 무조건 잘라내는 건 맞지 않는다"며 당장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당 사무처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며 "이번 주 내에 문제를 마무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