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비계장애물질로 알려진 ‘비스페놀-A’ 농도가 어린 연령대에서 높게 나타났다. 어린이는 신체적으로 독성물질 해독능력이 발달되지 못해 환경오염에 취약하지만, 장난감을 빨거나 바닥에서 노는 등의 행동특성을 갖고 있어 환경유해물질의 몸속 노출에 취약하다는 지적이다.
유지영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환경보건연구과 연구관은 24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어린이 용품 안전관리 방안을 위한 정책토론회 ‘액체괴물에 노출된 우리 아이, 어린이 용품 어떻게 관리되고 있나?’에서 제3기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는 환경유해인자의 생체 내 농도, 환경유해인자로 인한 건강피해 현황, 환경성질환의 발생 현황 등에 대한 조사이다. 3기 조사는 2015~2017년 우리나라 국민 총 6167명 중 어린이‧청소년 2380명, 성인 3787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또 성인에 국한됐던 제1, 2기 조사와 달리 조사대상 범위를 3세 이상 어린이와 18세 이하 청소년까지 확대했다. 2009~2011년 제1기, 2012~2014년 제2기, 2015~2017년 제3기에 걸쳐 진행됐으며, 2018~2020년 제4기가 시행되고 있다.
조사결과, 혈중 납 농도는 중고생 0.80㎍/dL, 성인 1.60㎍/dL였다. 혈중 수은 농도는 중고생 1.37㎍/L, 성인 2.75㎍/L로 성인의 혈중 납, 수은 농도가 청소년에 비해 약 2배 높게 나타났다.
소변 중 카드뮴 농도는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유지영 연구관은 “카드뮴은 체내에서 10~30년 축적되기 때문에 나이가 많을수록 농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가소제 성분인 프탈레이트의 소변 중 농도는 연령대가 낮을수록 높았다. 성인의 경우 23.7㎍/L였고, 영유아는 60.7㎍/L, 초등학생 48.7㎍/L, 중고생 23.4㎍/L였다.
이러한 경향은 국내외 조사 결과와 유사했으며, 모든 연령대의 DEHP 평균 농도는 건강영향 권고값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내분비계장애물질로 알려진 비스페놀-A 역시 연령대가 낮을수록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다만 건강영향 권고값(HBM-I)과 비교할 때 낮은 수치였다.
유지영 연구관은 “어린이는 성인과 비교해 단위체중 당 음식 섭취량과 호흡률이 성인보다 높으며다. 또 장난감이나 손을 빨거나 바닥에서 노는 등의 행동특성을 갖고 있어, 프탈레이트, 비스페놀-A와 같은 환경유해물질의 몸속 노출에 취약하다”며 “성장 발달이 왕성한 시기에 오염물질 노출 시 치명적인 손상이 우려된다. 특히 태아기와 출생 후 1년 기간은 세포, 기관이 발달하는 단계로 독성물질에 민감하다”고 말했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