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의 모 중학교 2학년 2명이 같은 학교 3학년 선배 2명으로부터 수일 동안 감금‧폭행에 앵벌이까지 당했다는 내용의 피해자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30일 이 사건 피해 학생 중 한 명인 A군 가족에 따르면 지난 19일 A군이 같은 학교 3학년 선배 2명이 불러 모텔에 갔다.
이 곳에서 A군은 선배 B군, C군이 제안한 사기행각을 거절하자 마구 맞았다고 했다.
그리고 지난 22일까지 A군은 집에 가지도 못했다.
이후 A군은 모텔을 나와 지난 25일까지 선배 중 한 명 집에 끌려가 계속 갇혀 있었다.
그러나 A군은 가족들에게 “아는 형들이랑 놀러 갔다. 며칠만 쉬다가 가겠다”고 연락했다.
A군은 선배들의 협박에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연락했다고 했다.
선배 집에서 탈출한 A군은 부산에서 노숙 생활을 했고, 다른 형들의 도움을 받고 나서야 겨우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A군 가족은 “아이가 집에 돌아왔지만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여전히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B군과 C군에게 이 같은 피해를 당한 학생이 더 있었다.
A군 친구 D군도 이들에게 붙들려 감금에 폭행을 당했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선배들은 A군 등에게 강제로 전단 아르바이트를 시킨 뒤 일당을 받으면 대부분 빼앗아갔다고 했다.
A군 가족은 지난 28일 거제경찰서에 상해진단서와 함께 이 같은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지난 29일 피해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학교는 가해 학생 2명에 대해 출석정지 처분을 내렸다.
학교 측은 2월8일 학교폭력위원회를 열 예정이다.
가해 학생 2명은 이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폭력 등으로 물의를 빚어 현재 이 학교로 강제전학 온 것으로 알려졌다.
A군 누나는 “가해 학생들에게 당한 피해 학생들이 더 많다”며 “그런데도 학교 측은 쉬쉬하며 방관만 했다. 결국 화를 더 키운 것”이라고 성토했다.
A군 누나는 “피해자들에게 사과는커녕 자기 자식들이 왜 출석정지를 당해야 하냐며 적반하장식의 가해 학생 부모 태도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경찰 관계자는 “피고소인 학생 2명 조사도 진행한 후 자세한 경위를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강승우 기자 kka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