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대 대진표 윤곽…김경수 법정구속, 정치 소용돌이 [여의도 요지경]

한국당 전대 대진표 윤곽…김경수 법정구속, 정치 소용돌이 [여의도 요지경]

기사승인 2019-02-02 04:00:00

이번 주(1월28일~2월1일) 정치권에서는 설 연휴를 앞두고 여야의 희비가 엇갈렸다. 자유한국당은 다음달 27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출마 당권 주자들이 속속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활기를 띠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 구속이 결정된 데 대해 침통한 기색을 드러냈다.

지난주 4선 중진 주호영‧3선 안상수‧재선 김진태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한 데 이어 이른바 ‘빅3’(황교안‧홍준표‧오세훈)로 불리는 유력 당권 주자들이 앞 다투어 출마선언에 나섰다. 5선 심재철‧4선 정우택 의원도 당권 쟁탈전에 뛰어들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29일 출마선언식을 갖고 “과거로 퇴행하고 있는 위기 대한민국을 되살리겠다”며 당 대표 출마를 공식화했다. 황 전 총리는 “한국당을 정책정당, 미래정당으로 혁신하겠다”며  ‘2020경제 대전환 프로젝트’와 ‘대통합 정책 협의회’ 추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총선에 대해선 “자유우파의 대통합을 이루고 당 외연을 확대해 한국당을 압도적 제1당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30일 저서 ‘당랑의 꿈’ 출판기념회에서 “지방선거 결과에 책임지고 당을 떠나면서 ‘홍준표가 옳았다’라는 국민의 믿음이 있을 때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홍 전 대표는 “총선 압승을 통해 좌파개헌을 막고 대선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당 혁신기구 상설화’ ‘이념·조직·정책의 3대 혁신추진’ ‘유튜브·SNS채널 활성화’ ‘네이션 리빌딩 보수우파 운동’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다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31일 출판기념회를 가졌으나 당대표 출마선언은 하지 않았다. 오 전 시장은 “좀 더 고민할 부분이 남아있어서 아직 출마시기를 결정하지 못했다”며 “충분히 고민을 숙성시킨 후 출마 선언 여부를 공개하겠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다.

이와 관련 김대진 조원씨앤아이(여론조사기관) 대표는 “오 전 시장이 여론조사 결과 민심에서도 황 전 총리를 앞서지 못하고 있고, 당원들 사이에서도 입지가 크지 않다 보니 출마를 주저하는 것 같다”면서도 “그렇다고 출마를 안 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풀이했다.

이어 “여론조사 등 데이터로 봤을 때 황 전 총리의 당선이 유력하지만 그간 (자격논란에 관한 지적 등) 친박계 의원들의 발언을 따져봤을 때 당심이 황 전 총리로 단일화되진 않은 것 같다. 그렇게 되면 전혀 새로운 결과, 홍준표 전 대표 당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고 전당대회 결과를 전망했다.

앞서 황 전 총리와 오 전 시장은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라 전당대회 출마 후보 자격을 충족하지 않아 자격논란에 휩싸였다. 31일 한국당이 비상대책위원회가 책임당원 자격 요건 변경안을 의결하면서 두 사람을 둘러싼 후보자격 논란은 일단락됐다.

이밖에 김 대표는 전당대회가 한국당 지지율에 미칠 영향에 대해 “민주화를 겪었던 세대가 환갑이 됐다. 과거 지지했기 때문에 지금도 지지한다는 건 옛 이야기”라면서 “전당대회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지 않고, 당내 계파 세력이 있다는 것도 확실시 돼 30%대를 돌파하기는 어렵다고 본다”는 의견을 냈다.

주의 절반이 지나갈 무렵 ‘드루킹 댓글조작 공모’ 혐의를 받고 있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30일 재판부(성창호 부장판사)는 김경수 지사의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 사건에 공모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와 지난해 6·13 지방선거 전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공하려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 각각 징역 2년의 실형,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의 유죄판결로 김 지사는 자리보전의 위기를 맞았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형이나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된다. 이에 따라 1심 판결이 상급심에서 확정되면 김 지사는 지사직을 잃는다.

김 지사는 1심 선고 직후 오영중 변호사를 통해 “다시금 진실을 향한 긴 싸움을 시작할 것이다”라며 항소 의사를 밝히고 지난 31일 서울중앙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여야 5당은 각기 다른 목소리를 냈다. 민주‧정의당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인 반면 자유한국‧바른미래‧민주평화당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억지 논리를 짜맞춘 보복성 판결”이라며 1심 재판을 맡은 성 부장판사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비서였던 점을 언급해 공정성 의혹을 제기했다. 정의당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이후 재판과정에서 이번 판결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명확해져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하지만 한국당은 “사법당국의 판단은 당연하다”며 김 지사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 표명도 촉구했다. 바른미래당은 “2년 아닌 10년도 부족하다”면서 “철저한 수사로 진짜 배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평화당도 “현직지사 법정구속을 계기로 정치권은 정상 민주주의로 거듭나고, 사법부는 국민 신뢰를 얻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같은 여야 대치 상황에 대해 김대진 대표는 “법은 법으로 싸워야지, 정치로 싸우면 안된다”면서 “상급심에서 무죄가 나오면 또 야권에서 비판할 것이다. 전반적인 불신을 양산시키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지지율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원하는 적폐 사법부 청산에 관한 결집을 가져와 오히려 더 올라갈 수도 있다. 갑작스럽게 터진 상황이 아니라 지난해 지방선거 전부터 누적된 사건이 이번에 판결된 것이어서 지지율을 크게 떨어뜨리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

엄예림 기자
yerimuhm@kukinews.com
엄예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