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연극협회 ‘미투’ 후유증…회장 선출 불발

전북연극협회 ‘미투’ 후유증…회장 선출 불발

기사승인 2019-02-11 12:08:24


전북연극협회 제25대 지회장 선거에서 정두영 현 지회장이 작년 전북연극계를 뒤흔든 미투 파문의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해 단독 출마에도 불구하고 재선에 실패했다.

11일 (사)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에 따르면 지난 8일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열린 제58차 정기총회 및 제25대 임원선출에서 단독 출마한 정두영 회장이 찬반투표 결과 찬성 28표, 반대 44표로 과반 획득에 실패,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이번 총회에는 회비를 납부한 회원 263명 가운데 157명이 위임장을 제출하고 72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 같은 투표 결과는 지난해 연이어 터져 나왔던 ‘미투’ 파문에 대해 젊은 연극인들 사이에 제기됐던 현 집행부의 대응이 미온적이고 편파적이라는 불만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총회에서 ‘미투’의 당사자들인 여성 연극인들은 입장문을 통해 ‘미투’ 사태에 대한 전북연극계의 대응에 대해 강한 불만과 불신감을 표출했다.

여성 회원들은 “가해자는 사과하지 않았고 피해자는 용서하지 않았는데 왜 주변인들끼리 용서하십니까”라며 “왜 자꾸 가해행위자를 측은하게 포장하고 피해자의 행실에 대해서 평가하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몇 명의 선배들이 재정과 인사 등 모든 결정권을 갖는 불합리한 권력구조와 이를 감시 보완할 수 있는 전담기구 부재 등이 가해자의 성폭력을 정당화시켰고 피해자가 오랫동안 말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며 나쁜 관습의 개선과 후배들에 대한 압박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정두영 지회장은 투표 후 “겸허히 받아 들이겠다”며 “현재의 분열과 마음 아픈 일들은 저로써 씻어주고 앞으로도 협회 옆에서 동료로 선배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연극협회는 이날 지회장 선출이 무산되면서 조민철 전 지회장을 비상대책위원장과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선출하고 3월 9일 개최와 11일 회장선거 후보등록 재공고 등의 일정을 확정했다.

신성용 기자 ssy147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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