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구글세 도입 신중해야”…중복과세·조세분쟁 우려

기재부 “구글세 도입 신중해야”…중복과세·조세분쟁 우려

기사승인 2019-02-14 18:00:21

정부가 ‘구글세’ 도입에 신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국내 IT기업 중복 과세, 국제통상 조세분쟁 가능성 등을 고려한 결과다.

기획재정부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영국·프랑스 등 유럽연합(EU) 국가들의 구글세 과세 동향 관련 설명회’를 열고 “국내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 세수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은 입장을 내비쳤다.

구글세로 불리는 디지털세는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의 조세회피에 대응해 과세하는 법인세 등 세금이다. 프랑스의 경우 최근 애플에 지난 10년분 법인세 5억유로(6347억원)을 과세했고, 영국은 IT기업의 디지털 매출에 3%의 세금을 부과하는 구글세 도입을 추진 중이다.

김정홍 기재부 국세조세제도과장은 국내에서도 프랑스, 영국 등처럼 글로벌 IT기업에 대한 과세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우리나라는 조세법률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과세가 어렵다”며 “국가별로 기업의 사업방식 및 시장상황, 조세납부 현황도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에 따르면 프랑스, 영국의 세금 추징실적은 일종의 협의과세다. 

기재부 측은 구글세 도입 여부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과장은 “EU의 경우 매출규모가 큰 국내 IT기업이 거의 없어 자국 기업의 중복과세 우려가 적다”면서 “우리나라는 네이버 등 매출규모가 큰 국내기업들이 많고, IT시장 점유율도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OECD, EU 내에서도 디지털세 도입 여부에 이견이 있으며 미국과의 국제통상 조세분쟁 가능성도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척 그래슬리 미국 상원 재무위원장은 지난해 EU의 디지털세 추진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기재부는 향후 현행 제도 내에서 글로벌 IT기업의 조세회피 행위에 대한 세무조사 등 필요한 조치 및 제도 보완을 지속할 방침이다. 또 오는 2020년 합의안 도출을 목표로 OECD 디지털세 장기대책 논의에 적극 참여, 국내 과세권 확보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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