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일제 강제노역과 만행 현장 재조명

고양시, 일제 강제노역과 만행 현장 재조명

기사승인 2019-02-25 14:04:09


경기도 고양시에 일제강점기 강제노역과 만행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고양시는 3·1독립만세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이런 현장이 있다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주지시켰다. 바로 화전동 공동묘지에 있는 일제 전범기업이 세운 묘비석과 아직도 총탄 자국이 남아 있는 덕은동 쌍굴철도.

먼저 화전동 공동묘지의 묘비석.

일제시대 조선 땅에서 철도와 다리를 놓으며 부를 축적한 하자마구미(간조·間組)가 공사장에서 발견된 무연고자의 유해를 강제 이장한 뒤 세워 놓은 묘비석이다. 화강석 재질의 비석 앞면에는 경성조차장 제3공구 내 무연고 합장지묘(京城操車場弟三工區內無緣合葬之墓)’라 적혀있고 뒷면에는 경기도 고양군 수색리(현재의 서울 은평구 수색동)와 고양군 신도면 덕은리에서 이장했음을 표기하고 있다.

그리고 덕은동의 쌍굴철도.

화전동 묘비석에서 1.2정도 떨어진 덕은동 20-1번지 일대에는 두 개의 철도터널이 직선거리 약 10m 간격으로 나란히 뚫려 있어 이렇게 불린다. 한 곳은 철도레일을 걷어내고 차량이 지날 수 있게 되어 있지만 다른 곳은 레일과 침목뿐 아니라 곳곳에 총탄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이 터널은 일제가 조선인을 강제동원해 건설한 것으로 확인된다.


화전동 묘비석과 쌍굴철도 터널은 또 다른 일제강점기 유적인 화전동 일본군 주둔지와 더불어 경의선 화전역 및 조차장과 부근에 위치해 소위 경의선 철도라인관련 유적으로 확인된다.

이 일대는 일제 대륙진출의 야망을 뒷받침했던 기반시설인 경의선 철도가 지나는 곳으로 화전역을 통해 대량의 군수물자와 인력이 들고 났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에서 한반도 북쪽으로 향하는 철길의 길목에서 일제 강압통치와 민족자본 수탈의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한 곳이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지난 19일 이 두 곳의 현장을 방문해 일제강점기의 상흔을 씻고 우리 민족의 역사와 혼을 회복하는 일에 앞장설 것이라며 하자마구미의 무연고 묘비는 강제노역 희생자와의 연관성을 보다 명확히 규명하기 위한 추가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쌍굴터널은 일제 강압과 만행의 상징으로서 그 역사적 가치가 큰 만큼 일대 정비와 관리를 통해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양시는 3·1독립만세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 관내 일제강점기의 유적을 조사·정비할 뿐 아니라 문화공연과 학술발표회, 항일음악회 및 고양지역 독립운동 안내책자 발간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고양=정수익 기자 sagu@kukinews.com

정수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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