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법, '채용·폭행 비리' 동아대 전·현직 교수 3명 실형

기사승인 2019-02-25 21:14:56

교수를 부정채용하고, 대학원생 장학금을 빼앗거나 박사학위 논문심사를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는 등 학사 비리로 기소된 동아대 전·현직 교수 3명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7부(김종수 부장판사)는 업무방해와 배임수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동아대 태권도학과 전 교수 A씨(47)에게 징역 1년과 추징금 2750만원을, 현 교수인 B씨(44)에게 징역 8개월과 추징금 114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또 폭행·특수폭행 혐의로 받는 같은 학과 전 교수 C씨(40)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공갈 혐의로 기소된 동아대 스포츠단 사무직원 D씨(56)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사진은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있는 동아대학교 승학캠퍼스 전경. <동아대 제공 자료사진>
A씨와 B씨는 지난 2012년 교수 공채 때 특정인을 선발키로 사전에 공모한 뒤 1·2차 전공심사에서 C씨에게 20점 만점에 19.25점씩 주는 수법으로 C씨를 전임교수로 부정채용했다. 이들은 당시 지원자들 가운데 연구 실적량이 1위였던 지원자에게 7.5점, 차순위 지원자에게는 6.25점을 주는 방법으로 따돌렸다.

특히 A씨는 2015년 5월께 교수 특채 과정에서 임용 대상자로 추천해주는 대가로 대학원생에게 500만원을 받고, 2012∼2015년 박사 과정 논문심사비 명목으로 대학원생 9명으로부터 2250만원을 받았다. B씨 역시 2010년 12월께 한 대학원생에게 학교 발전기금을 낼 것을 강요해 200만원을 받고, 2015∼2016년 논문심사비 명목으로 제자 5명에게서 1140만원을 받았다.

C씨는 2016년 4월 수업 도중 아무런 이유없이 영사기용 리모컨으로 학생의 머리를 때리고, 같은 해 12월 지도상담을 위해 방문한 학생을 골프채로 머리 등을 내리치고 발로 폭행한 혐의다. 운동부 감독 재계약 권한을 가진 D씨는 재계약 편의 제공, 자신의 논문 구매 등을 명목으로 운동부 감독 3명에게 모두 4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A·B 피고인은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 대학교수의 지위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후배 교수를 부정한 방법으로 채용하고 지도학생들로부터 금품을 받는 등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C 피고인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유없이 교실 및 교수연구실에서 제자들을 폭행해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폭행의 정도가 경미한 점 등을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D씨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운동부 감독들에게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금품을 받고, 피해자들과 합의하지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적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