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의사행세하면 무사통과? 절도에 무방비

병원, 의사행세하면 무사통과? 절도에 무방비

기사승인 2019-03-11 10:35:47

의료기관들이 폭행 뿐 아니라 절도에도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전국 병원을 돌며 의료용 촬영장비 등을 훔쳐온 도둑이 붙잡혔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1일 광주 모 대학 치과병원에서 지난달 19일 200만원 상당의 의료용 촬영장비를 훔치는 등 최근까지 전국 대학병원을 돌며 7차례에 걸쳐 13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김모(51)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절도 등 전과17범인 김 씨는 의사행세를 하며 서울, 광주, 전주, 익산 등에 위치한 대학치과병원을 잇달아 들어가 카메라 장비를 훔쳐 되팔아왔다. 김 씨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의료기관의 특성이 자리했다.

대학병원 등 대형병원의 경우 소속된 의사가 많아 의사들끼리도 얼굴을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다 유동인구가 많고 24시간 문을 열어두고 있어 출입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실제 김 씨는 오전 이른 시간 양복을 차려입고 의학서적을 든 채 의사인양 진료실을 드나들었다.

여기에 김 씨는 휴대전화 3대를 번갈아 쓰며 경찰 추적을 피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범행을 저지르는 용의주도함도 보였다. 과거 김 씨는 의사를 사칭해 결혼사기를 벌인 적도 있어서인지 병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김 씨를 의사로 오해했고, 진료실 출입을 수상히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범행이 길어지며 경찰은 서울-충남-전북-전남 등을 거쳐 다시 전북 전주로 이동하는 그의 행적을 뒤쫓아 전주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검거할 수 있었다. 검거에 성공한 경찰은 김 씨의 추가범행 여부나 도난품을 사들인 장물업자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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