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다. 그러나 봄철은 아이러니하게도 교통사고로 찰과상 및 골절 부상 환자가 크게 증가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어린이와 노인 보행자 부주의 사고가 잇따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 발표에 따르면 2004~2016년, 3년간 어린이 보행자 사고가 겨울철(12~2월) 대비 봄철(3~5월)에 1.8배나 증가했다. 교통사고로 인한 각종 손상 환자의 입원율도 2월 대비 3월에 2.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사고 발생 장소는 도로변이 85.3%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차도와 횡단보도 사고(57.8%)가 많았다.
이는 아무래도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올바르지 않은 보행습관으로 통학을 하는 어린이가 많고, 날씨가 따뜻해져 야외 활동이 늘어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봄철에는 노인 교통사고도 증가한다. 본격적인 영농철로 접어들면서 도로에 농기계, 이륜차 등 도로운행이 급증하고, 행락철 야외활동까지 늘어나게 되는 탓이다.
안 그래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34.6명에 이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3배 수준이다.
보행자는 길을 걸을 때 보도를 이용하고 보도가 없을 경우 길 안쪽으로 통행해야 한다. 교통약자인 어린이와 노인에게는 보행 시 횡단시설을 이용하도록 하고 사고 예방을 위해 방어보행 3원칙(서다, 보다, 걷다)을 준수하도록 습관화시키는 것이 좋다.
또 보행 중 스마트폰 사용과 같이 주의력을 감소시키는 활동을 자제하고, 눈·비가 오는 날씨나 야간에는 밝은 옷을 착용해 보행자의 위치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해준다.
봄철 운전자 부주의로 발생하는 교통사고의 대부분은 졸음운전과 관련이 깊다. 추운 겨울 날씨에 길들여진 인체는 봄이 되면 따스한 날씨의 새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쉽게 피로를 느끼고 졸음이 쏟아지기 쉽다. 일명 ‘춘곤증’이다.
한국도로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2018년도 졸음운전 및 주시태만으로 153명이 사망했다. 이는 전체 고속도로 사망자 227명 중 62%를 차지하는 수치다. 특히 대형 인명피해 우려가 높은 화물차 사고 원인의 80%가 졸음이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운전 중 차량의 창문을 열어 내부 공기를 정화하고, 장거리 운행시 2시간 간격으로 휴식을 취해주는 것이 좋다.
교통약자인 어린이와 65세 이상의 노인은 인지력이 떨어지고 신속한 대처능력이 부족해 사고 위험이 높다. 작은 충격에도 심각한 부상을 당하기 일쑤이고, 육체적·정신적 후유 장애를 겪을 가능성도 크다.
교통사고 예방은 물론 만약의 사고 발생 시에도 적극적인 조기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교통사고 후유증은 사고 후 2~3일, 길게는 수 개월 이후 갑작스레 나타나기도 한다.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사고 당시에 별다른 외상이 없었다 하더라도 신체 내부에는 충격에 의한 손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사고 당시 자각하지 못해도 경추 및 허리에 충격이 가해져 제때 회복하지 못할 경우 목과 어깨, 허리 등 근·골격계 만성통증과 디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집중력 저하, 만성피로, 두통, 불면증, 구토, 불안증세 같은 자율 신경계 이상 등의 후유증도 나타날 수 있다.
교통사고 후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의 50% 정도는 후유 증상이 1년 이상 지속되고, 그 중 20~25%가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받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따라서 교통사고 직후 3개월 정도까지는 후유증은 없는지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증상이 보인다면 치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정리=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