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 평가 20위권에 속한 중견 상장건설사 코오롱글로벌이 냉랭한 주택시장 여파에도 견조한 주가 상승세를 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해 1분기 실적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주택시장이 냉랭해지면서 전년 대비 영업손익이 감소한 다른 업체와 다른 양상이다.
다만 코오롱글로벌이 유상증자로 참여한 자회사는 여전히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옥의 티’라고 볼 수 있다.
20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현재 시공능력 평가 30위권 내 상장사 중 주가 상승세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오롱글로벌의 주가(4월 18일 종가기준)는 1만1250원으로 3개월 전 주가(8390원) 대비 34.08% 올랐다. 이는 코스피 혹은 코스닥 상장 건설사 중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주가가 지지부진하거나 보합세인 대형사들과 상반된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실적도 우수하다. 지난해 코오롱글로벌은 매출 3조3583억원은 전년(3조6536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768억원)은 지난 2017년(725억원) 보다 5.93%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는 건설부문에 의존하지 않은 사업 다각화가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이 기업은 건설사업 부문에서는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나 무역부문의 흑자전환, 자동차판매부문에서 이익이 크게 늘어났다. 코오롱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 내 건설부문 영업이익은 337억원으로 전년(630억원) 대비 46.50% 감소했다. 하지만 무역부문이 적자(81억원 손실)에서 흑자(45억원)로 돌아섰고, 자동차부문의 영업이익은 496억원으로 전년(260억원) 대비 90.76% 증가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1987년 국내 최초 BMW 공식 Importer(수입/판매)로 사업을 시작해 현재 14개의 BMW전시장(미군/외교 판매 포함)과 19개의 BMW서비스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자동차판매부문 실적 증가는 신차 판매 보다는 A/S(제품 사후관리 서비스) 물량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주가 상승세는 지난해 떨어진 주가에 따른 회복 및 실적 개선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증권업계에서는 코오롱글로벌에 대해 옿해 1분기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주택경기가 위축되면서 다수의 건설사들의 1분기 실적이 줄어들 것이란 일반적인 예측과는 대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31억원으로 전년 동기(124억원) 보다 86.29% 증가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꾸준한 주택 사업 물량 확대 등이 실적 반등의 원인으로 분석한다. 한화투자증권 송유림 연구원은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015년 이후 주택 부문의 신규 수주액이 매년 1조5000억원 수준을 유지해왔고 지난해 말 기준 주택 수주잔고도 5.7조 원으로 풍부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2~3년 동안 유사한 수준의 매출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올해 코오롱글로벌의 주택 분양계획은 총 1만1261가구 분양이 일부 지연되더라도 실적 가이던스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도 “대형사들의 경우 신규 착공 물량이 줄어들면서 중견사의 경우 주택물량 감소량이 대형사에 비해 크지 않다”며 “올해 당사도 1만가구 물량을 분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계열사(종속기업) 일부 기업의 투자는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이 지난 2015년 비상장 자회사인 네이처브리지 유상증자에 참여해 224억원을 출자했으나 지속된 평가손실로 장부가액은 반토막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네이처브리지는 영동고속도로 덕평휴게소 등을 운영하는 코오롱글로벌의 자회사다.
지난해 코오롱글로벌은 네이처브리지에 대해 약 143억1900만원의 평가손실을 냈다. 현재 코오롱글로벌이 네이처브리지에 보유한 장부가액은 증자 시 보다 43.12% 감소한 127억6900만원이다. 네이처브리지는 지난해 46억35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