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 관사 논란을 빚고 있는 부산시장의 남천동 관사가 오는 7월부터는 숲속도서관 개관 등으로 오거돈 시장의 사적 공간으로 사용되는 본관 2층을 제외하고는 모두 개방된다.
부산시는 지하1층 지상 2층(연면적 231.32㎡) 규모 집현관 건물을 숲속도서관으로 리모델링, 7월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오픈한다고 6일 밝혔다. 숲속도서관은 어린이를 위한 장난감 도서관, VR체험실, 식물가꾸기 체험장, 다목적 체험관 등으로 꾸며진다.
사실상 본관 건물 2층을 제외하고는 90%를 차지하는 열린행사장 모든 공간이 부산시가 개최하는 각종 공식행사와 시민휴식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라고 부산시는 설명했다.
부산시장 관사는 최근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고가의 음향장비와 시립미술관 작품 대여 등을 문제 삼으면서 또 다시 '권위주의 산물'이란 논란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 부산시는 시장 관사가 도시 외교와 비즈니스의 장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달 23일 아리올라 필리핀 외교부 차관을 비롯한 아세안 6개국 고위 인사 6명을 초청해 아세안 각국과 부산 간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등 민선7기 출범 이후 총 9차례에 걸쳐 외교·경제 분야 공식 행사가 열렸다. 오는 11월 개최되는 2019 한․아세안특별정상회담, 2020년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등 각종 국제행사 개최 시에도 열린행사장이 최대한 활용된다는 게 부산시의 해명이다.
오 시장 취임 이후 이곳을 방문하는 어린이 손님과 시민들의 숫자도 공개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개월 동안 열린행사장을 찾은 시민은 1만7000명 가량이다. 이는 한 해 동안 방문객수가 2014년 7000명, 2015년 1만명, 2016년 1만2000명, 2017년 1만7000명 정도에 그쳤던데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방문객이 이처럼 급증한 것은 지난해 8월부터 열린행사장 내 잔디정원을 완전 개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곳은 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생들의 운동회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시민단체가 지적한 턴테이블과 스피커 등 음향장비 구입과 관련, 부산시는 "회의 및 각종 공식 접견을 위해 사용되는 건물 1층에 비치돼 있어 공적인 용도"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 취임 이후 10개월 간 관사 정비에 든 비용은 총 6300만원에 이른다. 이는 취임 후 10개월이라는 같은 기간 동안 이전 시장들이 리모델링을 위해 투입했던 비용 7억원, 1억5000만원에 비할 때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12월 개정된 법령에 따라 1년에 한차례 공개하도록 돼 있는 관사 관리운영비를 올 연말께 합산·공개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오거돈 시장이 유기견 핫과 루비를 입양해 키우고 있다는 사실이 지난해 9월 방송을 통해 알려지면서 강아지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시민들도 많아졌다”며 “얼마 전 새로 태어난 새끼양 ‘순돌이’도 어린이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시장 관사는 제5공화국 시절인 1984년 '지방청와대'의 하나로 건립됐다. 전체 부지 면적이 1만7975㎡, 공관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1326㎡다.
부산=박동욱 기자 pdw717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