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덕 전북교원단체총연합회 직전회장(전주금평초등학교 교장)은 ‘교단개혁의 주인공’이 되기 위해 7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전라북도와 선거대책본부가 있는 경기도 수원에서 출정식도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전체 50만 교원 가운데 14만 여명이 가입돼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교원단체다. 1947년 11월 설립돼 72년 역사를 자랑한다.
한국교총 세종시 이전과 시·도교총 자립, 교원 복지 획기적 개선, 복지재단 설립, 교원 증원, 교육부·전교조와 정책협의 등이 그의 공약 골자다.
이 후보는 “한국교총 최초로 평교사에서 관리자까지 거친 교원이 회장에 당선돼서 회원 중심의 교권과 복지정책을 새롭게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학교장 인사말에 이 시대는 사람의 지혜와 감성이 모든 가치 창출의 근원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묵은 것을 제거하고 새 것을 펼쳐낸다는 뜻의 제구포신(除舊布新)을 실천 철학으로 내세우고 있다. 출정식을 마친 금평초에서 그를 만나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또 다른 ‘교단의 꿈’을 들어 봤다.
-출정식을 마쳤다. 어떤 부회장 후보들과 러닝메이트를 하고 있나.
▲교사 두 명, 여성 한 명, 관리자(교장·교감) 두 명, 대학교수 한 명 등이 교단혁신을 위해 뜻을 함께 하고 있다.
-공약과는 별개로 교총 내에 사학분과 위원회를 두고자 하는데.
▲사학은 기본 이념이 있다. 자율권을 주고 학교 재량권을 살려야 한다. 국가는 자율성 보다 제약을 너무 많이 하고 있다. 전문성을 살리고 교육의 한 축으로서 책임을 다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60·70년대 가장 어려울 때 출연해서 우리 기초 교육을 다지는데 중추적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경제성장을 이뤘다고 사학의 기본 이념이 무시돼서는 안된다.
일부 사학 비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초기 교육이념을 충실히 하면 좋겠다.
-교총 72년 역사다. 지금까지 평교사에서 관리자(교장·교감)까지 거친 교총 회장이 아무도 없다.
▲현장을 잘 아는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그동안 대학교수만 했다. 현장을 봐라. 교권과 복지에 대해 신경을 못 쓴다. 교총이 무너질 위기다.
회원 수만 해도 2만5천명이 줄었다. 최근 3년간 급속히 감소했다. 교권과 복지가 제대로 안돼서 그렇다고 본다. 초·중·고 현장에서, 교사에서 교장까지 경력을 가진 사람이 회장을 해야 만이 72년 교총을 바꿀 수 있다. 교총에는 개혁과 혁신이 필요하다.
-교권·복지 최우선 과제 추진, 교총회비 50% 인하, 임기 내 회원 수 20만 명 돌파 등 공약 가운데 서울 강남의 교총을 세종시로 옮기겠다는 청사진이 단연 눈에 띄는데.
▲5천억 원 정도의 건물·부지를 매각해 이 재원으로 회원의 교권을 되찾고 복지를 실현하겠다는 포괄적 계획이다. 1천억 원을 들여 세종시 6만6천㎡(2만평) 부지에 새 교총 건물을 지을 것이다. 3천억 원으로는 17개 시·도 교총도 새로 지어 이곳에 교육관련 사회적 기업과 교원메디컬센터를 유치해서 수익형 모델을 갖출 계획이다. 전국의 상공회의소를 봐라. 이제는 회비를 거출하는 시대는 지났다. 회비만으로는 인건비조차 감당하기 어렵지 않느냐. 임대수입으로 충분히 교권 복지를 실현할 수 있다. (소통해야 하는)교육부와 여러 부처가 세종시에 위치해 있고 국회 세종의사당도 논의되고 있다.
나머지 1천억 원 가운데 제주도와 대천해수욕장에 400억 원을 들여 교원휴양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현 회원에게 치유와 복지를, 퇴직 회원에게는 편안한 휴식과 요양을 제공하게 된다. 나머지 600억 원으로는 복지재단을 만들어 회원에게 돌려주겠다.
재산은 정관에 따라 매각할 수 있고 법률자문까지 이뤄졌다. 이사회와 대의원회의를 거치고 교육부장관 승인을 받아 당선 즉시 실행하겠다.
-공약 몇 가지를 차례로 설명해 달라.
▲교권 보호가 최우선 과제다. 3억 원을 보장하는 교권보호보험을 모든 회원이 가입하도록 하겠다. 교권침해가 발생하면 회장이 직접 달려가 변호사비 전액을 지원하는 등 교권을 확실히 지키겠다. 당선되면 즉시 추경예산 10억 원을 확보할 방침이다.
-교육개혁에 힘을 쏟는 현 정부를 상대로 한국교총이 해야 할 일은 뭔가.
▲큰 틀에서 보면 교권 3법 문제다. 학교폭력이 심각하고 교권도 실추돼 있다. 이 문제가 안정되지 않으면 갈등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5만 원 벌금형만 받아도 10년간 교단에서 퇴출되던 아동복지법은 개정돼 다행이다. 그러나 교원 지위를 향상하고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교원 지위법은 재개정해야 마땅하다. 학부모가 교사를 폭행하는 등 중대사안이 발생했을 때 교육감이 고발조치하도록 하는 관련법은, 교사가 인권을 무시당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쪽으로 다시 바꿔야 한다. 교총 회장단이 학교현장을 전혀 몰라 일어난 결과이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예방법은 교육부·전교조와 함께 학교현장에 맞게 다시 추진해야 한다. 학폭 해결 전담기구를 교육지원청에 설치하고 학교폭력예방도 변호사·상담교사·현장교사가 참여하는 학폭 전문화를 추진하겠다.
-교원 정원은 적당한가.
▲시간선택제, 육아시간 사용 등으로 학교는 정상적인 교육활동이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고 교원정원은 늘려 OECD국가 수준으로 교육여건을 개선하겠다.
-정부와 교원단체간 소통도 중시하겠다고 했는데.
▲교육부·전교조와 함께 1년에 네 차례 이상 정책협의를 통해서 학교폭력법 재개정과 교원성과급 차등지급 폐지, 교원평가 폐지, 연금법 손질 등을 하겠다. 교육문제에 있어 진보·보수를 따지면 안된다.
교육문제가 있을 경우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다. 현재 정부 발표를 보면 일방적이다. 다양성이 존중돼야 하는데. 교육문제는 현장을 엮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입시문제와 학교 제도에 있어서도 다양성이 필요없는 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회장 출마는 학교현장 변화·변혁의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인가.
▲우리나라 교육은 전세계에서 부러워할 정도다. 교사의 힘과 역할의 결과다. 그러나 현재 현장은 교사들이 설 수 있는 입장이 못 된다. 그래서 교권과 복지만큼은 제대로 세우겠다. 7년 동안 교총 현장대변인으로서 지켜봤고 역할을 했다. 전북의 경우 교총에서 변호사비용을 써서 교권문제를 해결하고 변화시켰다.
-한국교총은 보수적 성향이다. 후보 자신은 어떤가.
▲개혁성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잘못된 역사 국정교과서 문제를 지적해 왔다. 역사를 바로 보기 위해 소신껏 해왔다고 자부한다. 연금법 개정 때도 교총 대변인으로서 역할을 했다. 교원은 연금이 아니면 바라볼 것이 없는데 국가는 이를 일반 보험 수준으로 낮추려 했다. 당시 주도적으로 반대운동을 펼쳤다. 교권 3법 문제도 마찬가지다. 2014년과 2018년 각각 국회의사당 등에서 상경 1인 시위를 했다.
-전북교총 회장으로 있던 1년 남짓의 활동을 설명해 달라.
▲교권침해 사례가 많다. 1주일이면 한 두건 있을 정도다. 교권만큼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말을 강조해 왔다. 그래서 현장 중심의 교권보호 활동을 했다. 전북에서는 변호사비용을 전액 지원했다. 전국에서도 이런 사례는 없다.
-전북교육장학재단이사장으로 있다. 어떤 곳인가.
▲20년 가까이 됐다. 교사들이 적은 돈을 출연해서 만들어 나간다.
선배가 난치병에 걸렸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치료비를 만들었다. 이것이 발단이다. 지금은 매년 2억 원 가까이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특히 난치병과 월경통이 있는 학생, 그리고 가정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이 대상이다. 등록금으로도 전달된다. 국가차원에서 해야 할 일을 교사들이 하고 있다. 자금의 대부분은 교사들이 마련한다.
이상덕 전주금평초등학교 교장은 전북교총회장(제32대), 한국교총현장대변인(최장수 역임), 전주교대겸임교수, 드림필 오케스트라 상임이사를 지냈고 전북교육장학재단 이사장, 한국우주정보소년단 전북본부장으로 있다. 제2회 대한민국 행복나눔인상, 제11회 한국사도대상을 받았고 2018 세계신지식인에 선정됐다.
한편, 교총 임시대의원회 선거분과위원회는 7일 교총 홈페이지를 통해 제37대 회장선거 후보자를 확정 공고했다. 후보자는 이상덕 전주 금평초 교장과 정성국 부산 해강초 교사, 하윤수 부산교대 교수(기호 순)다. 선거운동은 내달 6일까지이고 투표는 6월10~17일까지다. 투표일이 긴 것은 유·초·중·고·대학 교총 전 회원을 대상으로 우편투표를 하기 때문이다. 당선자 확정 발표일은 21일이다. 선거전 중반인 오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합동 정견발표·토론회를 한다.
전주=소인섭 기자 isso200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