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한 부동산신탁업계, 주가·실적 하락세…한화·KB 등 운용사도 물리다

부진한 부동산신탁업계, 주가·실적 하락세…한화·KB 등 운용사도 물리다

기사승인 2019-05-09 04:00:00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이후 시장 전반이 침체된 가운데 주요 부동산 신탁업계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상장 신탁사인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모두 실적과 주가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수주 물량 감소 및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이 영향을 받아서다. 게다가 두 회사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형식의 차입형 개발신탁에 의존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 두 업체에 대거 지분을 투자했던 자산운용사도 사실상 ‘물린’ 상황이다. KB자산운용(13.55%)은 2016년 한국투자자산밸류운용(6.64%)은 한국토지신탁에 한화자산운용은 시행사 엠디엠의 자회사 한국자산신탁에 7.10% 지분을 투자했으나 매입 당시와 비교해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태다. 

◇ 국내 상장 부동산신탁사 주가·실적 부진 ‘이중고’

국내 상장 부동산 신탁업체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의 주가는 수년 간 하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토지신탁의 주가(5월 7일 종가기준)는 2555원으로 1년 전(2018년 5월 8일, 3090원) 대비 

17.31% 하락했다. 이는 건설업종 지수인 ‘KRX건설’(-9.52%)과 비교하더라도 하락 폭이 컸다.

올해 1분기 실적 전망도 전년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03억원으로 전년 동기(540억원) 대비 25.37% 감소했다. 

또다른 상장 부동산신탁사인 한국자산신탁도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 한국자산신탁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379억원, 1034억원으로 전년(1668억원, 1267억원) 대비 17.32%, 18.38% 감소했다.

주가도 감소한 실적만큼이나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한국자산신탁의 현재(5월 7일 종가기준)은 4200원으로 1년 전(5554원) 대비 24.37% 하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한국자산신탁의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이 기업의 실적 예상 추정치(에프엔가이드)는 영업이익 1267억원, 당기순이익 991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각각 8.12%, 4.15%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목표주가도 점점 감소하고 있다. 증권업계가 제시한 이 기업의 목표주가는 5800원으로 올해 초 목표주가(6829원) 대비 15.06% 하락한 상태다. 1년 전의 목표주가(1만2100원)과 비교해 52.06% 떨어졌다.  

◇ KB·한화 등 부동산신탁사 지분 투자 자산운용사도 물리다

두 상장 부동산신탁사의 부진으로 지분을 대거 투자했던 자산운용사의 평가손실도 당분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016년 3월 말 한국토지신탁의 지분 12.73% 매입했으며, 한화자산운용은 같은 해 7월 한국자산신탁의 지분(5.21%) 사들였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당시 건설주(건설업종)의 주가 흐름이 좋은 편이었고, 한국토지신탁은 건설업종(건설주) 보다 더 나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성장성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운용사는 두 신탁업체에 꾸준히 지분을 매입했으나 매수 시기 보다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태다. 

KB자산운용이 한국토지신탁의 지분을 신규 매입했던 당시(2016년 3월 30일) 주가는 3525원이었으나 현재(2019년 5월 7일 기준) 주가(2,555원)으로 27.51% 하락한 상태다. 한화자산운용은 지난 2016년 7월 21일 한국자산신탁 지분 5.21% 매입했으나 당시 주가(9910원) 대비 반토막 이상(-57.61%) 빠진 상태다.

또한 최근 증권사들의 초대형 IB(투자금융) 구축에 따른 발행어음 인가 및 신탁업 인허가로 인해 부동산 신탁업체의 입지는 점점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게다가 이번에 신규 인가를 받은 부동산신탁사는 2년 후에 차입형 토지신탁 업무가 가능해진다. 

부동산 신탁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신탁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업계 내 경쟁이 보다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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