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가 살린 전자시장서 소니가 활개

유튜버가 살린 전자시장서 소니가 활개

기사승인 2019-05-14 04:00:00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점유율 40%에 육박했던 노키아의 독주는 오래가지 못했다.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전략을 실행했기 때문이다.

애플의 아이폰이 시장에 출시되기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피처폰 시장에 비해 매우 작았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노키아 CEO는 ‘피처폰 강화 전략’을 선택한다. 노키아는 애플의 아이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으로의 시장변화를 제대로 감지해 내지 못하고, 기존 자신들의 상품을 고수하면서 그들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 '신규시장' 얕봤던 노키아와 달리 소니는 사업재편 후 생태계 조성

소니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시장이 급변하던 시기 노키아와는 다른 행보를 보이며 사업재편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카메라 후발주자였던 소니는 작년 1분기 동안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1위 자리를 탈환하기도 했다. 이런 소니가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등장으로 ‘제2의 붐’을 맞고 있다. 국내에서 주력제품을 TV에서 카메라로 바꿔 미러리스 생태계 개척자로 탈바꿈한 뒤, 현재는 영상시대에 맞춰 다양한 제품군을 쏟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소니코리아의 국내 메인 제품은 사실 2000년대까지 TV와 바이오, 노트북이었다. 소니는 2006년 소니의 DSLR 브랜드 '알파'를 처음 선보인 이래, 2010년 국내에 미러리스 카메라를 첫 출시하며 카메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당시 내부 직원들은 ‘카메라 1위 사업자도 있는 상황에서 굳이 후발주자로 뛰어들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고 실제 초기 3~4년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 고민은 오래가지 않았다. 당시 히라이 가즈오 소니그룹 회장은 수익개선을 위해 TV는 실제 경쟁력 있는 국가에서만 판매하기로 하고 2012년 바이오‧PC부분은 매각했다. 자연스럽게 소니코리아의 주력 제품은 TV‧바이오 부문에서 카메라‧오디오로 새롭게 재편됐다. 

소니는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집중 했다. 초기 DSLR시장보다 미러리스 시장이 매우 작았기 때문에 경쟁사들은 DSLR에 집중한 반면 소니는 카메라 바디라인업, 렌즈 라인업을 구축해 미러리스 생태계 구축했다. 최근엔 “미러리스는 전문가용엔 대응 못한다”는 주장도 상쇄하도록 ‘알파9’, ‘G마스터’ 등 전문가용 카메라‧렌즈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DSLR에 집중했던 경쟁사들도 약 2년 전부터 가장 성능이 좋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상품을 최초로 출시했다. 그만큼 미러리스 시장성이 입증된 셈이다.

현재 소니가 미러리스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사진찍기가 대중화됐기 때문이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스마트폰 등장으로 카메라 시장은 양극화됐다”며 “일체형 컴팩트 카메라는 거의 사라졌지만 스마트폰이 갖지 못하는 고성능 기능을 가진 중급형 이상의 기기들의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 1인 크리에이터들의 대중화로 전문 카메라·보이스레코더 등 수요 늘어

최근 1인 방송 시대가 도래하면서 소니의 사업 재편이 다시 한 번 빛을 보고 있다. 최근 유튜브 크리에이터 시장이 발전하면서 기존에 사진만 찍던 사람들이 퀄리티 있는 영상에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에 따라 스마트폰으로 인해 사장됐던 녹음기나 캠코더 시장이 다시금 살아나는 추세다. 

실제 캠코더 시장은 7~8년 전 사장돼 산요 등 경쟁사들이 철수한 상태다. 소니의 핸디 카메라가 캠코더라고 인식될 정도로 독보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1인 크리에이터 등장으로 성장하고 있는 유일한 일체형 카메라다.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생김새는 액션 캠코더처럼 생겼지만 4K 촬영까지 되는 카메라로, 스마트폰 때문에 렌즈 일체형 컴팩트 카메라가 줄었지만 유일하게 살아남은게 이 프리미엄 모델”이라며 “RX시리즈 전반적으로 수요가 건재하고 이번 출시한 RX02 모델은 기대 이상으로 잘 팔리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ASMR 콘텐츠가 유행하면서 보이스 레코더가 다시금 잘 팔리기 시작했고 브이로그 트렌드로 전용 카메라도 출시되고 있다. 전문 유튜버들은 1인 1카메라가 아닌 다수의 카메라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만큼 수요가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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