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주지 않는 불량 안전장비 때문에”

“바꿔주지 않는 불량 안전장비 때문에”

기사승인 2019-05-22 21:28:58

지난 3일 강원도 인제에서 고압전선 가설공사를 하던 30대 청년 송 모씨가 떨어져 뇌사상태에 빠진 사건이 벌어졌다. 이를 두고 ‘인재’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송 씨는 뇌사판정 후 장기이식을 통해 4명에게 생명을 나누고 세상을 떠났다.

이와 관련 연합뉴스는 22일 유가족의 말을 인용, 사고 당시 착용했던 안전장비가 불량이었음에도 교체요구를 무시한 탓에 벌어진 ‘인재’라고 전했다. 이어 소속회사의 책임 있는 문제 인식과 사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유가족은 송씨의 죽음이 불량 안전장비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송씨가 최근 회사로부터 받은 일명 ‘도지나’라는 줄과 벨트가 한 짝인 장비가 제각각이었고, 제대로 결속되지 않아 사고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도지나’는 ‘주상안전대’로 줄과 벨트를 연결해 추락위험이 있는 배전, 송전, 통신공사 등의 작업에 쓰인다. 이와 관련 유가족은 송씨가 해당 장비를 받은 뒤 ‘이거 차고 일하면 죽을 수도 있다’는 동료들의 우려를 듣고 회사에 장비교체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송씨의 형(33)은 연합뉴스를 통해 “회사에서는 도의적임 책임만 지겠다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회사에서 문제를 제대로 짚고, 대표가 와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약속해야한다”고 말했다.

송씨의 형을 포함해 유가족은 또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 해당 장비는 한국전력 안전검사에서도 통과돼 사용 가능 허가가 내려진 상태였다. 사용을 허가한 한전 관계자들도 처벌받아야 한다”면서 생업을 포기한 채 장례식도 미루고 빈소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송씨가 1년 6개월여간 소속돼 근무한 한전 협력사는 유가족이 이 같은 사연을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올리는 등의 행동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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