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의사들을 중심으로 의료계 성평등 담론이 시작됐다.
한국여자의사회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24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대한의사협회 임시회관에서 의료계 성평등 현황 및 대책 마련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의 의료계 성평등 논의는 여의사수의 증가에 따른 의료기관내 성평등 문화 정착 요구와 무관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의료계에 종사하는 여성 비율은 계속 증가해 의사 4명 중 1명이 여성으로 나타났다(25.4%). 주최 측은 의사 사회에서도 성평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성평등 현황을 진단하고 향후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번 심포지엄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심포지엄은 나윤경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은 기조발제로 시작됐다. 나 원장은 ‘의료계 성평등, 어디까지 왔나’란 주제로 발표를 시작했다.
특히 심포지엄에서는 한국여자의사회가 지난해 1174명의 남녀의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안서연 한국여성변호사회 이사는 노동법과 젠더법 측면에서의 법적해석을 발표했다.
이후 김나영 서울대의대 교수를 좌장으로 ▲이건정 여성가족부 국장 ▲이철호 의협 대의원회 의장 ▲한희철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사장 ▲이은숙 대한병원협회 이사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 등이 토론자로 나서 논의를 이어갔다.
이향애 한국여자의사회장은 “전공과목선정, 교수임용, 승진에 있어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불평등한 관행이 남아있었다”며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의료계 성평등 유지를 위한 방안을 관련 기관 및 단체와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은 “성평등과 함께 여학생과 전공의 등을 향한 성범죄 근절을 위해 한국여자의사회 뿐만 아니라 대한의사협회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집 의협회장은 “정부도 보건의료분야의 양성평등을 위해 보건복지부 성평등자문위원회를 발족했다”며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의료계 성평등을 위한 논의에 나선 것은 매우 뜻 깊다”고 평가했다.
유명희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은 “21세기는 과학과 여성의 시대임에도 우리사회에서 성평등은 갈 길이 멀다”며 “여성들의 의료전문직 진출을 가로막는 편견 및 차별은 환자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저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