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드라마 왕국으로 자리 잡은 tvN의 2019년 최고 기대작이 온다. 매회 약 30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것으로 알려진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의 이야기다. 화려한 제작진과 출연진을 자랑하는 ‘아스달 연대기’는 거대한 규모만큼이나 정교한 완성도로 시청자의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을까.
28일 오후 서울 언주로 임피리얼팰리스 두베홀에서 tvN 새 토일극 ‘아스달 연대기’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장동건, 송중기, 김옥빈, 김지원과 대본을 집필한 김영현, 박상연 작가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태고시대에 상상력을 불어 넣어 탄생한 ‘아스달 연대기’는 제작단계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미생’ ‘시그널’ 등을 연출한 김원석 PD와 ‘뿌리 깊은 나무’를 집필한 김영현·박상연 작가가 의기투합했고,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덕분이다. 작진과 출연진은 ‘아스달 연대기’가 한국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라는 점을 강조하며, 상상 이상의 새로운 시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영현 작가는 ‘아스달 연대기’의 기원에 관해 “약 7년 전 ‘뿌리 깊은 나무’ 종영 이후 인류학 책들과 강의를 보다가, 한 원시부족의 통과의례를 보고 매료돼 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김 작가와 박 작가는 ‘아스달 연대기’를 인류사를 다루는 판타지 드라마로 정의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가상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만큼 인물 설정이나 용어 등이 낯설 수 있지만, 시청자가 어렵지 않게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고 확신했다.
이들은 “2회까지만 봐 달라”고 입을 모으며 “권력을 가진 타곤(장동건)과 태알하(김옥빈)를 상대로 힘없는 은섬(송중기)과 탄야(김지원)가 어떻게 성장하고 살아남는지 이것이 핵심인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혼혈 이그트족의 은섬 역을 맡아 이 작품으로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송중기는 “대작이라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함께한 동료 배우들 덕분에 든든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 최근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의 외신 평론을 ‘아스달 연대기’에 접목해 설명하기도 했다. 송중기는 “외신 글 중에 ‘한국영화인데 우리나라에도 있을 법한 보편적인 이야기’라는 것을 봤다”며 “우리 드라마 역시 어느 시대에나 있을 법한 정치, 종교, 사회문제를 다룬다. 외국 시청자들이 볼 때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천재적 전략가이자 전사인 타곤 역을 맡은 장동건은 “캐릭터가 굉장히 입체적이고, 선과 악을 구분하기 힘은 매력적인 인물이라서 욕심이 났다”며 ‘아스달 연대기’가 자신의 새로운 대표작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날 김원석 PD는 기자간담회 전에 무대에 올라 짧은 인사만 하고 드라마 후반 작업을 위해 자리를 떴다. 김 PD는 “기대를 낮추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봐주시면 좋겠다. 열심히 했다는 것만으로 칭찬을 받으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나라에 이런 드라마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많은 스태프들이 열심히 만들었다. 적어도 1·2회는 보시고 평가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논란이 됐던 스태프 노동 환경에 관한 질문도 나왔지만, 주최 측은 “앞서 발표된 공식입장을 참고해달라”며 즉답을 피했다. 지난 4월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아스달 연대기’ 제작사를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으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했다.
‘아스달 연대기’는 6회씩 총 3부로 구성됐다. 1·2부는 연달아서, 3부는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이다. 다음달 1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 글로벌 동영상 제공 플랫폼 넷플릭스에서도 같은 날 공개된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