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회수물건을 사칭해 부동산 매입을 권하는 사기수법이 등장했다. 미리 제보를 받아 피해를 막을 수 있었지만 이전에 없던 사례인 만큼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최근 자신을 미국 연방준비제도 국내 자산처리 총괄회장이라고 소개하면서 공적자금이 들어간 부동산 매입을 권유했다는 제보를 받았다.
사기범은 본인에게 매각권한이 있다며 계약착수금 입금을 재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건 중에는 강남 파이낸스 빌딩 등 유명 건물이 많았다. 내용을 수상히 여긴 제보자가 금융위원회에 신고했고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동일한 사례는 인터넷 블로그와 카페에서도 발견됐다.
예보에 따르면 이처럼 공적자금을 사칭해 부동산 매입을 권유한 영업행태는 이전에 없었다. 문제는 이번 경우처럼 매입 권유가 개별적으로 은밀히 이뤄지는 경우는 적발하기도 까다로운 것으로 전해진다.
예보는 우선 신탁회사나 중개업소에 주의 공문을 보내거나 홈페이지에 팝업창을 띄우는 등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예보는 자료를 배포하고 유사한 사례도 계속해서 수집하고 있다.
예보 관계자는 “피해가 확인된 건 없지만 혹시나 큰 피해가 우려되고 공적자금 회수 또한 공신력을 잃을 수 있다”며 “금융소비자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빨리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사례가 없어서 고소나 고발이 어려워도 사법당국이나 경찰에 도움을 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예보는 금융회사 정리과정에서 취득한 파산재단 보유재산은 적법한 공매절차를 거쳐 매각하고 있다. 파산재단 보유자산과 담보 부동산 정보는 예보공매접속시스템에서 조회할 수 있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