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맥 함께한 U-20 결승전, 건강엔 ‘빨간불’

치맥 함께한 U-20 결승전, 건강엔 ‘빨간불’

기사승인 2019-06-17 15:05:15

16일 새벽, 20세 미만 전세계 청소년 국가대표들이 축구기량을 겨루는 ‘피파 U-20 월드컵(FIFA U-20 World cup)’ 결승전이 열렸다. 특히 이번 U-20 월드컵은 우리나라 국가대표선수들이 결승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하며 전 국민을 흥분시켰다. 

그 때문인지 결승전이 열리는 날 경기관람을 위해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이들이 허다했다. 이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는 배달업체의 매출량이다. 실제 지난 16일 배달 어플리케이션 시장 1위인 ‘배달의 민족’에 따르면 15일 단위 주문수가 150만건을 넘었다.

이는 역대 최다기록을 경신한 수준이며 전주 토요일인 8일 주문수인 125만건을 훌쩍 넘는 수치자. 심지어 시간대별 주문은 평소의 2~3배 이상이었고, 경기가 임박한 저녁 8시 이후 순간 통시접속자수(트래픽)은 평소의 4배 이상이었다고 밝혔다. 

가장 많이 판매된 음식은 치킨으로 평소보다 1.5배에 달하는 주문이 이뤄졌으며 밤 9시부터 12시 사이에는 전주 같은 날 대비 3~5배 많은 치킨이 팔려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덩달아 안주류와 탄산음료 매출도 급증했다. 수입맥주 판매량도 지난주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안타까운 점이라면 36년만의 4강 진출이자 생애 첫 결승진출이라는 역사를 써내려갔음에도 여세를 몰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면 했던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한 결과가 도출되진 못했다는 점과 치맥(치킨과 맥주) 소비량 증가로 인한 국민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점이다.

◇ 치킨과 맥주의 환상조합, ‘치맥’… 건강엔 ‘악악’

닭고기 자체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체중관리를 위해 추천할 만하다. 하지만 기름에 튀긴 치킨은 피하는 게 상책이다. 여기에 맥주는 체중감량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오히려 방해만 하는 훼방꾼이다. 부산365mc병원 어경남 대표병원장은 “야식 최강자로 꼽히는 치킨이지만, 몸매관리나 건강을 위해서라면 치맥과 잠시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치킨의 경우 브랜드마다 조리법이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튀김옷을 입힌 뒤 노릇노릇 튀겨낸 프라이드치킨(닭튀김)은 한 조각 당 약 200㎉에 이른다. 1인 1닭 트렌드에 따라 한 마리(700g 기준)를 먹을 경우 1400㎉를 훌쩍 넘는 셈이다. 만약 간장·마늘 등 양념이 가미될 경우 칼로리는 더 높아진다.

맥주는 치킨과는 다른 의미에서 부정적이다. 맥주의 경우 500㎖의 열량은 약 185㎉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1일 맥주 섭취량이 165㎉ 인 점을 감안하면 많은 양은 아니다. 하지만 술은 칼로리 자체보다는 알코올의 식욕촉진과 비만체질로의 변화유도가 문제다.

어 원장에 따르면 야밤에 마시는 맥주는 식욕을 돋우는 ‘전체 음식(애피타이저)’ 역할을 한다. 그는 “평소엔 식욕조절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데, 유독 술만 마시면 달거나 자극적인 음식이 당긴다는 사람이 있다”면서 “이는 음주 후 체내 혈당조절이 불안정해져 당 섭취 욕구가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칼로리 자체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술을 자주 마실 경우 식욕을 높일 뿐 아니라 탄수화물을 중성지방으로 변환시키는 대사경로가 발달하는 등 살찌기 쉬운 체질로 만든다”면서 이 과정에서 복부 내장지방이 붙기 쉬운, 소위 ‘술배’가 생긴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내장지방은 만성질환의 주범으로 지방흡입수술로도 제거할 수 없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성은 술과 가까이 지낼수록 비만해질 위험이 높아 더욱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젊은 여성이 주 2회 이상, 1회 5잔 이상의 고위험 음주를 하면 전신 비만이 될 위험이 1.7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어 원장은 “치맥은 지친 일상의 고단함을 녹여줄 수 있지만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체중이 늘기 쉽고, 메뉴 특성 상 늦은 밤에 이를 섭취하게 돼 위염·식도염에 노출될 확률도 높아진다”며 “맥주를 포기하기 힘들다면 저칼로리 제품을 찾고, 치킨은 닭가슴살 등을 건강한 방식으로 조리해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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