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부실시공으로 입주민들과 가장 많은 갈등을 빚는 건설사로 드러났다. 24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1분기(3월말)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가 입주민들과 진행 중인 오·미시공 등 아파트 하자 관련 손해배상소송은 총 36건이다. 소송금액는 1243억6000만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HDC현산은 총 13건의 소송을 입주민들과 벌이고 있어, 10대 건설사 가운데 가장 많은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곳으로 확인됐다. 소송액은 334억1500만원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HDC현산의 명륜3구역조합 소송이 93억4200만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DMC파크뷰자이 50억원, 명륜1차아이파크 38억9800만원, 수원아이파크2·3단지 19억800만원·18억6400만원, 아산용화아이파크 18억, 별내아이파크와 17억3000만원, 신공덕6구역재건축조합 16억8700만원, 울산약사아이파크 16억7200만원, 김해삼계아이파크 11억7300만원, 고양삼송아이파크 10억원 등의 순이다.
또한 HDC현산은 일산아이파크5단지 입주자들과 일산 덕이5블록 오·미시공 보수를 이유로 9억원대의 소송을 지난 2015년터 이어오고 있다. 올해도 새로운 아파트 하자 소송이 추가됐다. 위례신도시에 위치한 위례아이파크1차 입주자들은 지난 3월 아파트 오시공 등을 이유로 HDC현산 측에 14억3600만원의 소송을 걸었다.
위례아이파크1차는 지난 2013년 9월 분양과 동시에 완전판매를 기록했고 2015년 11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입주자들은 화장실·싱크대 등 하수도의 배수 문제로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산업개발은 배수와 관련해 이 아파트부터 신기술 공법을 도입했고 그 후 이 공법을 다른 시공 아파트에도 확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자 A씨는 “입주 때 건설사로부터 제공된 분쇄 형식의 싱크대를 사용하고 있다. 일부 세대에서는 배수 문제가 심각하다”며 “우리 집도 툭하면 고장나고 악취가 올라와서 결국 일반 싱크대로 바꿨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같은 입주민의 불만과 관련해 현대산업개발은 조사를 진행해본 뒤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HDC현산 신재욱 커뮤니케이션팀장은 “사건 접수가 최근에 이뤄진 만큼 조사가 좀 더 진행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후 법원의 판결에 따르겠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부실시공에 대한 관리, 감독이 엄격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심교언 교수(건국대 부동산학과)는 “외국에선 아파트를 시공할 때 관리·감독 조항이 엄격하다. 반면 우리나라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가장 큰 이유는 부실시공 시 영업정지 몇 개월 등으로 처벌이 약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송액수가 가장 많았던 건설사는 현대건설이었다. 현대건설은 약 377억4400만원(9건)의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어 대림산업 265억4400만원(5건). 대우건설 129억8100만원(5건), GS건설 86억1400만원(2건), 포스코건설 50억6200만원(2건) 순이었다. 삼성물산,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SK건설은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