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의 힐스테이트 브랜드 사용에 있어 선긋기에 나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현대건설은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아파트 단지 외벽에 ‘힐스테이트’ 로고와 함께 ‘현대건설’ 문구를 추가했다. 현대건설은 브랜드 런칭 13년 만에 리뉴얼을 감행한 이유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힐스테이트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하고 인지도를 제고시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현대건설의 이 같은 브랜드 리뉴얼 단행이 힐스테이트를 공용하던 현대엔지니어링과 거리를 두기 위한 전략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힐스테이트가 ‘힐스테이트 현대건설’이 되면서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힐스테이트도 새로운 로고가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존 현대엠코 브랜드를 쓰다가 지난 2014년부터 현대건설에게 브랜드 사용료를 지불하며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공유하고 있다. 때문에 지금까지는 현대건설이 시공한 아파트도 힐스테이트,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한 아파트도 힐스테이트였다.
업계에선 앞으론 같은 힐스테이트라고 하더라도 건설사가 어디냐에 따라 인지도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힐스테이트라는 이름 아래 두 건설사가 모두 좋은 성적을 내고 있었다. 쿠키뉴스와 조원씨앤아이가 지난 3월30일~4월1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들의 ‘아파트 브랜드 신뢰도 조사’를 진행해본 결과 힐스테이트 브랜드는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건설·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브랜드가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에 같은 힐스테이트라고 하더라도 누가 지었느냐에 따라 소비자들의 인식이 다를 것”이라며 “브랜드 인지도 확보 차원에서 현대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과 차별화 전략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실제로 그간 현대엔지니어링이 주택사업을 하면서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사용해 소비자로부터 수혜를 많이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이같은 업계의 시각을 의식해서인지 최근 힐스테이트 브랜드 공동관리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양사가 브랜드 공동 사용을 위해 공동협의회 및 실무협의회를 만들어 본격적인 품질관리에 들어간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선을 긋기 위함은 결코 아니다”라며 “현대엔지니어링도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것이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이 짓는 힐스테이트는 아직 협의 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14년부터 브랜드 공동관리를 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각사에서 다른 기준을 가지고 힐스테이트를 시공한다고 생각할까봐 이같은 보도자료를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