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심의 또 파행…경영계 측 사용자위원 전원 불참

최저임금 심의 또 파행…경영계 측 사용자위원 전원 불참

기사승인 2019-07-02 18:03:01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제7차 전원회의가 2일 오후 경영계와 소상공인들을 대표하는 사용자위원 전원이 불참하며 또 다시 파행을 겪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7차 전원회의를 열었으나 사용자위원 9명이 전원 불참했다.

앞서 최저임금 심의 법정기한을 앞둔 지난달 27일 6차 전원회의에도 사용자위원들은 전원 참석하지 않았다. 사용자위원 9명은 지난달 26일 열린 5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 안건이 부결되고 월 환산액 병기 안건이 가결된 것에 반발해 전원 퇴장했으며, 다음날인 6차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위원회의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는 법정 시한을 넘겼다.

최저임금위원회 회의는 재적 위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각각 3분의 1 이상이 출석해야 한다. 다만 현재 최저임금 고시 시한은 8월5일로 최저임금 심의 법정기한을 넘기더라도 7월 중순까지 최저임금을 의결하면 된다.

또한 최저임금법상 근로자위원이나 사용자위원이 2회 이상 출석 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첨석하지 않는 경우 어느 한쪽이 전원 불참한 상태에서 의결이 가능하다. 사용자위원 9명은 지난달 26일 5차 전원회의에서 일괄 퇴장한 뒤 다음날인 27일 6차, 오늘(2일) 7차 회의까지 두차례 무단 불참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에 대해 이날 전원회의에서 근로자위원들은 사용자위원들의 무단 불참을 강도높게 비판하고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근로자위원들이 소속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는 2일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시급 1만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근로자위원과 양대 노총은 “내년도 최저임금액의 최초 요구안으로 시급 1만원을 제시한다”면서 “현행 대비 19.8% 인상안으로 월급으로는 주 소정노동시간 40시간, 월 기준시간 209시간에 209만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사용자위원 불참에 대해 근로자위원으로 참석한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이렇게 나오는 것에 진짜 분노할 수밖에 없다. 가슴이 떨려 말이 잘 안 나올 정도다. 굉장히 무시당했다, 무례하다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고 “위원장에게 요청하건대 유감 표명 정도나 참여 촉구 정도가 아닌 좀 더 강한 메시지를 사용자위원들에게 전달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저임금위원회 박준식 위원장은 “민주적 절차에 따른 결정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아 깊은 우려를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공적 임무와 사명을 대표하는 분들의 무거운 책임 의식을 생각할 때 무한정 참여를 지연시키는 것은 곤란하다”면서 “위원회의 한쪽 당사자인 사용자위원들이 불참하고 있어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다소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다만 사용자위원 간사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와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 등 2명은 7차 전원회의에 앞서 공익위원들을 만나 사용자위원 측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사용자위원들은 3일로 예정된 8차 전원회의에는 참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무 사유 없이 무단으로 2회 불참하게 되면 9명의 사용자위원들 없이도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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