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이 2년째 중단되고 있다. 개발동업자였던 포스코건설과 미국 부동산투자회사인 게일인터내셔널이 법적 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지 내 아직 개발에 들어가지 않은 부지 일부가 공매에 부쳐지기도 하면서 해당 사업의 전망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다.
포스코건설과 미국 부동산투자회사인 게일인터내셔널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의 터를 닦았다. 두 회사가 송도국제도시의 핵심 시설인 국제업무단지 부지를 매입한 데 힘입어 지지부진하던 송도국제도시 개발이 정상궤도에 올랐다. 국제업무단지는 서울 여의도 면적의 두 배(571만㎡) 규모로, 포스코건설과 게일의 합작법인(지분 3대7)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가 개발을 맡고 있다.
◇2002년, 모든 게 탄탄대로 = 포스코건설과 게일은 동북아 국제비즈니스 허브도시 건설을 목표로 574만㎡ 부지에 총 사업비 24조원 규모의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2002년 3월 양 회사는 포스코건설 30, 게일 70 비율로 사업을 출자해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를 설립했다.
사업 초기는 탄탄대로였다. 2005년 송도IBD 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공동주택 '더샵 퍼스트월드'가 뜨거운 관심을 받았고 이후 37만㎡의 송도중앙공원, 미 명문 사립학교 채드윅이 운영하는 송도국제학교, 스트리트몰 커낼워크,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등이 잇따라 건설됐다. 여기에 녹색기후기금(GCF)과 세계은행이 입주해 전 세계에 국제도시 송도의 위상이 알려졌다.
◇비극의 시작, 게일 세금 문제 = 정상 궤도를 밟던 송도IBD 개발사업은 2015년 7월 게일 회장 개인의 미국 내 세금 문제로 중단사태를 맞았다. 미국 세무당국이 스탠 게일 게일인터내셔널 회장에게 수천억원대의 세금을 부과한 것. 이에 포스코건설과 게일 양측 간 이견이 발생하면서 송도IBD 사업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게일은 포스코건설도 NSIC의 주주인 만큼 세금을 분담해야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개발이익에 대한 배당 유보와 주주사 간 이익불균형을 문제 삼은 것도 이때다. 포스코건설은 게일 회장의 개인 세금에 대한 직접 지원은 불가하다고 맞섰다. 다만 세금에 대한 이연 방안을 협의하고 개발이익 배당 등에 대해서는 정부 승인을 얻기 위해 공동으로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합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게일은 2015년 9월 업무상배임 혐의로 포스코건설을 고소했다. 대법원은 이에 대해 2017년 9월 최종 '무혐의' 판결을 내렸다. 이후 양측 간 갈등은 업무상 배임, 사기, 횡령 등 각종 고소전으로 이어졌다. 송도 개발사업은 진행률 68% 수준에서 멈춰 섰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2015년도부터 흑자전환하자 미국 내에서 세금이 나왔다. 개인한테 부과된 세금을 포스코건설에서 일부 내라고 주장해왔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같은 상황에서 일부 PF대출 만기일이 다가왔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사업구역의 PF를 대위변제했는데 NSIC가 해결할 줄 알았던 다른 구역의 PF까지 떠안게 되면서 회사에도 부담이 가기 시작됐다”며 털어놨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