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소주연 “병원 근무하다 SNS 캐스팅… 너무 재밌더라고요”

[쿠키인터뷰] 소주연 “병원 근무하다 SNS 캐스팅… 너무 재밌더라고요”

소주연 “병원 근무하다 SNS 캐스팅… 너무 재밌더라고요”

기사승인 2019-07-16 07:00:00


지난 2일 종영한 KBS2 ‘회사 가기 싫어’는 현실 속 내 얘기 같은 회사 생활을 그려내 호평 받은 드라마다. 그동안 TV에서 보지 못했던 낯선 배우들의 역할이 컸다. 연극 무대에서 오랜 기간 활약한 배우들이 연기 공력을 쏟아내며 드라마에 리얼리티를 불어넣었다. 일부 배우들은 ‘회사 가기 싫어’를 드라마 필모그래피 첫 작품으로 장식할 정도다. 반대로 적은 연기 경험에도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은 배우가 있다. 3년 차 직장인 이유진 역할을 연기한 배우 소주연이다.

최근 서울 학동로에 위치한 소속사 엘삭 사무실에서 쿠키뉴스와 만난 소주연은 드라마와 달리 밝게 염색한 머리로 나타났다. 소주연은 마지막 촬영 때 울어본 경험이 처음이었다며 출연하게 된 과정과 자신의 캐릭터 성격을 잡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첫 미팅에서 감독님이 제가 출연한 웹드라마 ‘하찮아도 괜찮아’를 언급하셨어요. 캐릭터는 많이 다르지만 그 작품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해주면 된다고 하셨죠. 또 드라마엔 나오지 않았지만 제 캐릭터가 고양이를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저도 평소에 너무 좋아한다고 하면서 이야기가 통했던 것 같아요. 또 제가 배우로 일하기 전에 2년 정도 직장 생활한 이야기를 해드리니까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중·고등학교 친구들과 직장 생활 얘기를 하면서 소스를 많이 얻었어요. 유진이를 ‘웃으면서 할 말 다하는 캐릭터’로 잡은 것도 그런 회사 동료가 있어서 스트레스 받는다는 친구 얘길 들으면서 생각한 거예요. 웃으면서 할 말 다하니까 촬영하면서도 속이 시원하더라고요.”


‘회사 가기 싫어’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연출해왔던 조나은 PD가 참여한 것이 특징인 작품이다. 조 PD는 드라마 전문 작가와 연출진 도움을 받아 시사교양적인 요소와 드라마적인 요소를 섞었다. 그 결과 강유미가 등장해 회사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거나, 타일러를 비롯한 외국인 방송인들이 등장하는 ‘세 개의 눈’, 아예 전문가를 초빙해 인터뷰를 나누는 등 드라마에서 볼 수 없던 신선한 전개 방식을 선보였다. 소주연 역시 낯설어서 걱정했지만 나쁜 반응은 없어서 안심하고 촬영에 집중할 수 있었다. 20대 만을 위한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도 좋았다.

“드라마 초반에 감독님이 부장님과 과장님, 젊은 친구들 이야기까지 다 넣을 거라고 하셨어요.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고 웃기다가 갑자기 슬프고, 또 갑자기 웃는 드라마를 하고 싶다고 하셨죠. 말씀하신 것들이 드라마에 다 담겨서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뭉클했던 장면은 부장님이 비눗방울 부는 장면이었어요. 한 3초 정도 부는 모습이 등장했는데 그 장면을 보면서 뭔가 마음이 이상하더라고요. 또 각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등장하는 면접 장면도 정말 잘 생각하신 것 같아요.”

소주연의 연기 경력은 고작 2년 정도에 불과하다. 일본어를 전공한 후 병원 원무과에서 근무하던 그가 SNS에 올린 사진이 현재 소속사 눈에 띈 것이 계기였다. 사진을 찍는 거나 사진을 찍히는 것 모두 재밌어 하는 덕분에 처음엔 용돈 벌이로 시작한 일이었다. 소주연은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이렇게까지 오게 될 줄 몰랐다”고 했다.


“이미지 모델로 일하다가 가수들 뮤직비디오를 찍게 됐어요. 움직이는 영상 속에 있는 저를 보는 게 너무 재밌더라고요. 사진 속에 전 멈춰있는데 움직이는 영상에선 손과 발을 다 쓰고 표정도 쓰니까 너무 재밌어서 연기에 관심 갖게 됐죠. 회사에 학원을 보내달라고 하면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어요.”

오히려 연기 경험이 적은 게 도움이 된 걸까. 소주연은 ‘회사 가기 싫어’를 찍으면서 “전형적인 톤이 아니라서 너무 좋다”는 감독의 말에 큰 힘을 얻었다고 털어놨다. 그 얘길 듣고 더 재밌게 연기하고, 그 연기를 사람들이 좋아해줄 때의 느낌이 정말 좋았다. 앞으로도 긴장하거나 욕심내지 않고 연기하는 것이 목표다.

“연기를 하면서 점점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하지만 그 욕심을 화면에 티내고 싶진 않아요. 저도 긴장하면 눈을 계속 깜박이거나 과한 행동이 나오더라고요. 최대한 낮추려고 해요. 연기 시작 전에 저는 눈에 띄지도 않고 꿈도 없었어요. 공부도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고 애매모호하게 살고 있다가 갑자기 이 직업을 갖게 된 거죠. 지금도 혼란스럽지만 어떻게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해 많이 생각하려고 해요. 최근에는 처음 독립영화를 찍어서 정말 좋았어요. 언젠가 여자 배우든 남자 배우든 동물이든 상관없이 뭔가 열렬히 사랑하는 캐릭터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엘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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