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와 국방부는 러시아 군용기가 23일 오전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입하고 독도 인근 한국 영공을 침범한 데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이진형 국방부 정책기획관은 이날 오후 니콜라이 마르첸코 주한 러시아 공군 무관과 세르게이 발라지기토프 해군 무관을 합동참모본부 청사로 불러 엄중히 항의했다.
이 기획관은 "러시아 군용기가 우리 독도 상공 영공을 침범한 데 대해 우리 정부와 국민은 이번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동일 행위가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러시아 측에 경고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이에 러시아 측은 "우리는 영공을 침범할 의도는 없었다. 러시아 국방부가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 중이다. 우리는 조사에 협조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 기획관은 이에 앞서 두눙이 주한 중국 국방무관을 불러 중국 군용기가 사전 통보 없이 KADIZ에 진입, 장시간 비행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도 이날 오후 막심 볼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대리를 서울 외교부 청사로 불러 항의했다. 주한 러시아 대사가 휴가 중이라 대사 대리를 대신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차관보는 "러시아 군용기가 카디즈와 우리 영공을 침범한 것에 대해서 엄중한 항의의 뜻을 전하고 재발방지를 촉구하기 위해 오늘 예정도 없이 대사를 초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 차관보는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도 초치해 중국 정찰기가 사전 통보 없이 KADIZ에 진입한 데 대해 강력 항의했다.
앞서 이날 오전 중국 H-6 폭격기 2대, 러시아 TU-95 폭격기 2대와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했다. 이에 공군은 전투기를 출격시켜 경고 통신을 했으나 응답이 없어 러시아 A-50을 향해 1차 침범 때는 미사일 회피용 플레어 10여발과 기총 80여발을, 2차 침범 때는 플레어 10발과 기총 280여발을 각각 경고 사격한 바 있다.
문창완 기자 lunacy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