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근차근 동성제약, 답답한 투자자들

차근차근 동성제약, 답답한 투자자들

기사승인 2019-07-26 05:00:00

동성제약에 대한 주식시장의 불신이 팽배해 보인다. 흔히 주가에 좋은 영향을 주는 ‘호재’라고 평가되는 연구성과발표나 임상시험확대 등의 소식에도 동성제약의 주식은 반짝 상승했을 뿐 하락세를 거듭하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의 갑론을박도 뜨겁다. 전문가들의 코스닥 및 제약·바이오 분야의 투자심리 악화가 불러온 하락세라는 분석에도 반응은 시원찮다.

실제 회사가 지난 23일 분당서울대병원과 광역학치료(PDT)를 이용한 치료법과 진단기술개발을 위한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발표 직후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일시적이었다. 주가는 반등 1시간여 만에 하락세로 돌변, 2만3000원이 넘었던 주가가 2일째 떨어졌고, 191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를 지켜본 한 투자자는 “동성제약 주식을 보다 암 걸리겠다”며 호재에도 하락세를 거듭하는 주가에 답답함을 표현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MOU는 종이조각에 불과하다. 실체가 없다”면서 강력매도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 외에도 투자자들의 반응을 살펴보면 분당서울대병원과의 MOU는 보여주기에 가깝고, 기존 췌장암을 포기하고 분야를 바꾸는 것이라는 풀이가 많았다.

◇ 동성제약-분당서울대병원 MOU, 실체가 없다?

24일 발표된 바에 따르면 분당서울대병원은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동성제약의 2세대 광과민제 ‘포토론’과 흉강경을 이용한 폐암치료와 기존의 광원 조사기를 활용해 뇌종양 수술 중 광역학 치료(Intra-operative PDT)에 나설 계획이다.

추가로 분당서울대병원 관계자를 통해 확인한 바에 의하면 현재 병원은 동성제약과 임상시험의 시기와 규모 등 시험방법과 방향 등에 대한 계약사항을 조율 중이다. 이 관계자는 “폐암은 전상훈 전 원장이, 뇌종양은 김재용 신경외과 교수가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임상시험을 위한 구체적인 계약사항 조율도 거의 끝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동성제약 관계자는 “현재 2세대 광과민제인 포토론의 경우 췌·담도암을 치료할 수 있는 희귀의약품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놓은 상태”라며 “이번 분당서울대병원과의 임상시험은 적응증 확대를 위한 일환이다. 췌·담도암을 포기했다거나 임상시험이 실패했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췌·담도암 광역학치료 임상, 실패했다? 진실은…

정말 임상시험은 실패하지 않은 것일까. 그렇다면 회사가 매진해왔던 췌·담도암 PDT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현재 췌·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던 PDT는 2018년 상반기 서울아산병원의 연구자임상 종료 후 추가적인 치료사례나 임상시험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당장 전문가들을 비롯해 서울아산병원에서도 논문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연구자임상의 치료성과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박도현 교수 또한 해당 임상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미래선도기술개발사업’의 본 연구과제에 선정된 것으로 확인돼 실패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아산병원의 연구자임상 시험결과 발표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동성제약도 더 이상 박 교수의 논문에만 매달릴 수는 없다는 판단에서 분당서울대병원과의 MOU를 체결하는 등의 후속조치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대내·외적 문제로 인해 속도가 느려 보일 뿐 순차적으로 일들을 진행해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 PDT 치료제에 장비생산까지… 준비하는 ‘동성’

일단, 동성제약은 췌·담도암 PDT를 환자에게 적용하기 위해 선행돼야할 치료제와 치료장비 2가지를 모두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치료제의 경우 이미 2015년 식약처의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아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한국전기연구원에서 개발한 광역학 복강경 진단·치료기기의 기술을 이전받아 장비도 갖췄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있다. 해당 PDT복강경기기의 식약처 승인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더구나 동성제약이 아직 의료기기를 생산할 공장이나 인력 등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아직 임상시험은 어렵지만 소동물(쥐) 실험은 이미 마쳤고, 전기연구원과 분당서울대병원이 대동물실험(2차 전임상)에 조만간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연구원과 병원도 수긍했다. 형광복강경시스템(PDT복강경)을 개발한 전기연구원 배수진 박사는 “형광복강경시스템은 포토론을 활용해 암세포가 형광색을 띄도록 해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체계”라며 “현재 식약처의 의료기기 인증과 임상을 전제로 돼지 등 대동물에게 복강경 PDD/PDT 예비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연내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상용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식약처의 승인에도 6개월에서 1년의 시간을 예상하고 있는데다 동성제약 또한 의료기기제조에 대한 바탕이 마련되지 않아 이를 구축해야한다”며 “전기연구원의 설립목적에 제품상용화를 위한 지원도 포함돼 식약처 승인과 사업화를 위한 기술지원 등을 돕고 있다”고 부연했다.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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