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매수로 버티는 증시...한계점 초읽기

연기금 매수로 버티는 증시...한계점 초읽기

기사승인 2019-08-08 06:35:00

연기금이 연일 지수가 무너지는 증시에서 매수세를 이어가며 지원자로 나섰다. 그러나 국내 증시를 둘러싼 악재가 해결되지 않으면 기관 투자자들의 지원도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민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연기금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6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6일에는 하루에 4326억원을 순매수했다. 연기금이 지난 6일까지 3거래일간 사들인 금액 규모는 1조4159억원에 달한다.

연기금의 매수세는 외국인이 매도를 이어가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외국인은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989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로서 6거래일째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이 지속되는 것이다. 연일 지수가 무너지는 증시 지지대 역할을 자처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기금은 국내 증시에 충격이 있을 때마다 매수에 나서 지수하락을 방어해왔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9조원의 주식 매수에 나선 바 있다.

이같은 연기금의 매수세에 대해 자본시장연구원 김준석 선임연구위원은 “연기금, 특히 국민연금 같은 경우에는 장기투자자이기 때문에 오래 지켜보는 차원에서 들어올 수 있다. 주가에 대한 수익률 기대치가 있기 때문에 향후 회복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저평가된 부분을 감안해 매수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연기금의 매수 행보가 대외적으로는 이윤을 고려한 '저가매수'이나, 증시 충격 수습에 나선 정부에 힘을 보태는 측면도 크다는 평가다. 정부도 기관이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6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정부의 증시 충격 대응 방안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금융위는 업계에도 증시의 주요 기관투자자로서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연기금 등 기관의 매수세도 증시 폭락을 뒷받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연기금의 매수 목표 비중도 허용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다. 연기금은 연간 투자비중에 따라 보유 주식 비율을 조정한다. 주식 가격이 하락하는 현 시점에서는 연기금 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감소, 추가 매수 여력이 늘어난다. 

연기금 중 국민연금의 올해 주식 투자 목표 비중은 18%다. 현재 주식투자 비중은 지난 5월 말 기준 이미 16.4%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3조원에 가까운 순매수세를 이어갔다. 한계치에 달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내외적 여건이 나아지지 않으면 증시 충격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가 독려한다 해도 사실 연기금의 매수세도 한계가 있다. 또 금융투자업계도 마찬가지다. 대외적 상황이 계속 나빠지고,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기관도 손해율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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