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성분이 든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한 애경산업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시정명령 처분을 취소하라는 소송을 내 승소했다.

27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는 애경산업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시정명령 등을 취소하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판결이 확정되면 애경산업이 처분받은 과징금 500만원은 취소되며 시정명령 처분을 게재하지 않아도 된다. 

애경산업은 206년 10월부터 2011년 8월까지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 성분이 포함된 가습기살균제 제품을 제조해 이마트를 통해 유통·판매했다.

재판부는 공정위가 2011년 무혐의 처분을 내리고도 사실상 동일한 사안을 재조사해 기존과 다른 제재조치를 취하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앞서 공정위는 “2011년 조사의 경우 시민단체 신고를 기반으로 가습기살균제의 제조사 애경산업이 아니라 판매사인 이마트를 상대로 한 조사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6년 조사는 애경산업에 대해 공정위가 직권으로 조사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애경산업은 “이 사건 최초 조사는 2011년에 이뤄진 것이어서 위반행위 종료일 5년의 처분시효가 지나 이뤄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면서 “CMIT·MIT의 유해성이 인정된다고 이 사건 제품의 위해성이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소를 제기했다. 

재판부는 “2011년과 2016년 조사는 모두 이 사건 제품에 관한 판매 중단 후 이뤄진 것으로 위반행위가 계속된 사정이 없다”면서 “두 조사는 동일한 기본적 사실관계를 대상으로 한 조사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