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정해인 “세 작품 연속 멜로… 계획한 것 아니에요”

[쿠키인터뷰] 정해인 “세 작품 연속 멜로… 계획한 것 아니에요”

정해인 “세 작품 연속 멜로… 계획한 것 아니에요”

기사승인 2019-08-28 00:00:00


배우 정해인의 독주다. 최근 정해인만큼 빠르게 멜로 경험을 쌓은 20대~30대 남자배우를 찾긴 힘들다. 지난해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부터 올해 MBC ‘봄밤’과 개봉을 앞둔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감독 정지우)까지. 남들은 한 번하기도 힘들다는 멜로드라마 주인공을 세 작품 연속으로 소화했다. 2019년은 ‘멜로 정해인’ 선생의 시대다.

최근 삼청로 한 카페에서 만난 정해인은 연이은 멜로 장르 선택이 계획적인 건 아니라고 했다. 아직 작품을 선택한다는 개념도 낯설고 좋은 기회가 와서 출연하게 됐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하다보니까 멜로 작품을 연달아서 하게 됐어요. 사실 전혀 계획했던 게 아니에요. ‘난 멜로를 할 거야’라는 생각도 없었고요.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은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보다 먼저 출연을 결정했고, ‘봄밤’보다 먼저 촬영이 끝난 작품이에요. 제가 작품을 선택한는 표현도 이상하고 낯설어요. 전에는 무슨 작품이든 하고 싶어서 출연할 수 있길 간절하게 바랐거든요. 감독님들께서 제게 기회를 주시는 작품들이 멜로였어서 이렇게 된 것 같아요. ‘봄밤’과 동시에 촬영한 영화 ‘시동’(감독 최정열)이 내년 상반기에 개봉한다고 해요. ‘유열의 음악앨범’과 결이 많이 다른 작품이라 지금까지 제가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들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정해인은 전작과 비슷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연기하진 않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건 대본에 대해 고민하고 그것을 연기로 표현하는 것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에 대한 결과는 온전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보다 자신의 일에 더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옳은 접근이라는 걸 정해인은 알고 있었다.

“작품을 할 때 전작과 차별점을 두기 위해 일부러 신경 써서 연기하진 않아요. 대본의 결이 다르기 때문에 글에 집중해요. 글이 주는 힘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대본에 온전히 집중해서 그 결과가 나왔을 때 전작과 겹치는 부분도 있고 다를 수도 있어요. 그건 관객이나 시청자분들께서 봐주시는 게 맞는 거예요. 전작과 겹친다거나 비슷하다는 얘기가 나오면 제 연기에 잘못이 있는 거죠. 그런 의견들은 겸허히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정해인은 자신이 연기에 접근하는 태도와 방식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했다. 연기의 폭이 좁아질 수 있어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연기하지 않는다고도 했고, 인물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도 늘어놨다. 그만큼 연기에 빠져있는 눈치였지만, 스스로의 연기에게 만족하진 않는다고 했다.


“전 정말 행복하고 감사하지만, 한편으로는 두렵고 무섭기도 해요. 제 꿈은 건강하게 오래 연기하는 거예요. 그게 쉽지가 않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거든요. 제 스스로에게 만족하는 순간 망가지고 무너질 거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래서 자꾸 저를 채찍질 하다보면 자존감이 조금씩 떨어질 때도 있고요. 밖에선 ‘배우 정해인’이지만, 집에 가면 저도 엄마, 아빠의 ‘평범한 아들’이에요. 전 그것만으로도 위로를 받고 힘을 얻어요.”

정해인에겐 모든 순간들이 다 ‘기적’이었다.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갔다가 명함을 준 에이전시 직원부터, 군대에서 무사히 전역한 순간, TV에 처음 나온 순간, 극장 큰 스크린에서 자신의 목소리와 얼굴이 나오는 순간순간들을 모두 기억했다. 이제 정해인은 영화 전체를 책임지는 주연 배우로 첫 발을 내딛게 됐다. 그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는 동시에 할 수 있는 것을 다했다는 소회도 밝혔다.

“전보다 책임감이 엄청나게 컸어요. 지금 제 연기를 예쁘게 지켜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는 걸 저도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더 작품에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된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있어요. 전 명함이 없기 때문에 제 연기가 이상하면 안 찾아주시는 걸 잘 알고 있거든요. ‘유열의 음악앨범’에선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했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아쉬움은 남아요.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았을까는 고민은 항상 있지만 이젠 제 손을 넘어선 것 같아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영화를 홍보하고 열심히 무대인사 다니는 거예요.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 해야죠.”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 / 사진=CGV아트하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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