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가 “사람 중심으로 농업 정책의 기본 축을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우리 농업이 직면한 도전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농정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품목과 유형별로 농업 정책 체계로의 전환을 위해 쌀에 평준된 기존 보조금 체계를 전환해 다양한 균형을 유도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또 “1인 가구의 증가와 온라인쇼핑 성장으로 농산물 소비 단위가 작아지는 등 소비 여건과 농산물 유통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면서 “농업·농촌이 겪고 있는 많은 어려움을 한 번에 모두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근본 처방의 토대를 확실하게 다지겠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이 그 지역의 소비자에게 직접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공동체를 살리고 지역 경제의 자생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사회적 기능과 농업을 연계해 먹거리 생산이라는 농업의 기본 역할 외에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농업의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익형 직불제’에 대한 전환 의지도 명확히 했다. 김 후보자는 “이번 정부 들어 추진한 가장 중요한 정책은 공익형 직불제”라면서 “단순히 직불제를 개편하는 차원을 넘어 농업 구조를 전체적으로 변화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난다면 이번 정부의 농정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해 보전을 중심으로 직불제를 운용했던 2005~2014년 쌀농사를 규모화한다는 정책적 목표는 어느 정도 달성됐다고 본다”면서 “이제는 직불제가 단순 피해 보전을 떠나 소득 안정의 성격을 가져야 하고 쌀에만 치우쳐 있기보단 여러 작물이 골고루 생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 소관 예산에 대해서는 증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직불제 예산까지 포함해 전년 대비 4.4%가 증가했는데 7700억원 규모의 지방 이양 예산을 고려하면 실제 증가율은 9% 정도로 훨씬 높다”고 언급했다. 내년 농식품부 소관 예산은 총 15조3000억원 수준이다.
다만 김 후보자는 현재 정부에서 농정 예산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축소됐다는 ‘농촌 홀대론’에 대해 “예산이 충분하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임명된다면 국회 예산 심의과정에서 필요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대답했다.
양파, 마늘 등의 수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폭락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도 언급했다. 김 후보자는 “재고 문제와 관련해 단계적인 시장 조치를 취한다는 것이 방침이었는데 기상 여건이 워낙 좋았던 영향으로 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과잉이 훨씬 많이 나타났다”며 판단 부족을 인정했다.
김 후보자는 “가격 정보 등 농업 관련 통계를 양적·질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라면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급 과잉 문제를 100%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농업인, 농어민단체, 품목단체 등의 조직화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도 품목조합에 대해 어느 정도 지원하고 어떤 방법으로 키워나갈 것인지에 대한 결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덧붙였다.
식량정책과장으로 재직하던 2005년 당시 추곡수매제를 폐지했던 것에 대해선 “WTO 출범과 더불어 불가피하게 직불제로 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2016년 8억8000만원을 신고했으나 올해 인사청문요청안에서는 17억5000만원을 신고해 두 배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재산 유형별로는 아파트 등 건물이 11억7000만원에서 18억7000만원으로 7억원 증가했는데 과천의 재건축 분양권이 5억원, 세종시 아파트가 8000만원 가량 가액이 상승했다.
김 의원은 “세종시 아파트의 경우 정부 이전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특별분양으로 매입 이후 단 하루도 거주하지 않아 ‘관테크’ 논란이 일고 있다”면서 “과천시 재건축 아파트도 1998년 이후 20년간 직접 거주하지 않고 임대해와 ‘직접 살 집이 아니면 팔아라’는 현 정부의 기조와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김태흠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과도한 규제로 부동산시장을 옥죄고 있는 가운데 고위공직 후보자는 부동산으로 재산 증식에 열중해 온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며 “김현수 후보자가 세종시 이전 공무원의 주거 안정을 위한 배려를 재산 증식에 이용했다면 고위공직자로서 큰 흠결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세종시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으면서 이주 지원금과 세제 혜택을 받은 사실에 대해 “인정한다”면서도, 1996년 매입한 과천 빌라에 대해서는 “가정사가 있어서 급하게 과천으로 가야했던 사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현우 기자 akgn@kukinews.com
사진=박효상 기자 tina@kukinews.com